일본 사는 남자

토요일이랍시고 늦잠을 자고는 늦은 아침을 먹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야 겨우 잠이 깬 저는 그제서야 창밖이 보입니다. 오늘은 집에서 빈둥거리고 싶었던 마음은 온데간데 없고, 너무 좋은 날씨에 서둘러 외출할 준비를 합니다. 주말에 약속없이 외출을 할 때는 항상 어디를 가야겠다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그저 기분따라 발길따라 돌아다니는 제가 오늘 도착한 곳은 바로 오사카성입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고, 날씨가 좋아서인지 돗자리를 펴고 주말의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도 꽤 보입니다.



오사카성은 한때 매일 조깅하던 곳이었고 워낙 자주 오기 때문에 구석구석 너무 잘 알아서 특별할 것은 없지만, 오면 항상 기분좋고 편안한 곳입니다. 특히 봄이 좋은데, 일 끝나고 산책이나 조깅하러 오면, 들어서는 순간 도심과는 다른 분위기, 그리고 향긋한 꽃과 풀내음에 자연스레 미소짓게 되는 곳입니다.



오사카성에 있는 梅林(바이린)이라는 매화정원입니다. 매년 이맘때면 꽃을 피우는데 아직 활짝 피지는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둘러서서 사진을 찍고 있기에 가봤더니 이 나무는 특이하게 흰색과 선홍색 꽃을 같이 피웁니다. 



가까이서 보면 아직 꽃봉우리가 남아 있습니다. 조만간 만개하면 굉장히 예쁜 정원이 됩니다. 그러나 저는 활짝 핀 거보다 지금이 더 예뻐보입니다.



지금도 꽤 예쁘게 피어 있습니다. 흰색, 분홍색, 선홍색 등의 색을 지닌 매화꽃들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오늘도 구경온 사람들이 많았지만, 만개하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사진도 찍고 벤또나 각자 먹을 것을 준비하여 꽃을 보며 음식을 먹기도 합니다. 다음주에 꽃잎 날릴때쯤 한번 더 와야겠습니다.



오늘 우매정원에서 가장 인기는 단연 매화나무에 앉은 노랑새입니다.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사진 찍으려고 주위를 에워쌌음에도 날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새의 종류는 잘 모르지만 가까이서 보니 앵무새 같기도 합니다. 앵무새라면 새 주인이 일부러 저기에 둔 것일까요? 아뭏튼 샛노란 예쁜새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눈호강 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저 다리에서 찍으면 오사카성이 가장 잘 찍힌다고 알려진 스팟입니다. 저는 일부러 훨씬 뒤에서 찍어봤습니다. 오사카성 라이트업 해놓은 밤, 특히 달이 크고 환하게 오사카성 근처에 걸쳐 있을때 저 다리위에서 찍으면 정말 멋진 사진이 나옵니다. 기회가 되면 한번 시도해 보시길 바랍니다.



오사카성 바로 앞 광장같은 곳입니다. 오늘도 역시 관광객이 많습니다.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왼쪽에 먹거리, 기념품 등을 파는 가게 주위로 굉장히 사람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저기서 파는 음식은 별로 맛이 없어서 추천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냥 근처 자판기에서 커피만 하나 마시고 왔습니다.



오사카성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두어번 갔다왔지만 솔직히 별로 볼거는 없습니다. 오사카성 입장권이 포함된 교통권을 구매하여 오시는 분들은 공짜니까 한번쯤 가보셔도 좋지만 저같은 경우에는 저 안에 들어가면 왠지 기분이 불끈합니다. 지나간 역사이고 지금은 특별히 일본에 나쁜 감정은 없지만, 오사카성안에는 임진왜란의 흔적이 있고, 특히 조선수군의 갑옷 등을 전시해 놓은 것을 보면 저도 모르게 불끈하는 것이 일본에 살고 있어도 역시 피는 속일 수 없나봅니다.


이제 해가 떨어지고, 집에 와서 글을 적고 있는 지금은 창을 열어둔 탓인지 따듯했던 오후와는 달리 굉장히 춥습니다. 여행 오시는 분들은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하니 옷을 챙겨오셔야 하겠습니다. 


매화꽃이 지고나면 3월 말부터 벗꽃시즌입니다. 벗꽃이 피면 여기저기 자리를 잡고 모여서 바베큐도 굽고 술도 마시며 꽃잔치를 합니다. 회사의 회식도 벗꽃나무 아래서 하는데, 워낙 이런 도락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퇴근 후 가면 다 같이 모여 앉을 자리도 없는 경우가 있어서 말단 사원이 아침부터 돗자리 펴고 자리를 지키기도 하는 진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올해 벌써 몇군데 초대를 받았는데 굉장히 기대가 됩니다. 사실 별로 맛은 없는데 벗꽃와 어우러진 분위기를 즐기는 겁니다. 분위기에 취해서 그냥 다 맛있게 느껴지는 거죠. 그 때가 되면 예쁜 벗꽃사진과 함께 또 포스팅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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