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는 남자

어제 하루종일 오던 비가 오늘 아침에서야 그쳤습니다. 휴일이라 늦잠을 자고 싶었지만 새벽부터 걸려온 전화와 불청객(?)때문에 너무 이른 아침을 먹고는 소화도 시킬 겸 오사카성에 산책을 갑니다. 


비는 그쳤지만 조금 흐린데 가벼운 차림으로도 춥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조깅하는 사람은 물론 일상복 차림의 사람들의 옷차림도 많이 가벼워 졌습니다. 


올해는 벚꽃의 개화가 조금 늦은듯 한데 과연 얼마나 펴 있을지 궁금합니다. 만개하면 벚꽃놀이와 함께 하는 신나는 바베큐가 기대됩니다. 




지하철 모리노미야역에서 오사카성으로 들어가는 입구쪽에 있는 벚꽃입니다. 바닥에 꽃잎이 많이 떨어져 있지만 완전히 만개하려면 조금 더 시간이 걸릴듯 하네요. 



입구에서 오사카성을 향해 조금만 걸어가다보면 이렇게 이제 막 꽃봉우리가 터지기 시작한 나무들이 대부분입니다. 사진이 좀 흐릿하게 나왔네요^^;



늘 지나는 코스를 따라 걷다보니 멀리서 천막이 잔뜩 쳐져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처음에는 무슨 회사나 단체에서 야유회나 행사를 하겠거니 생각하고 근처로 가봅니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감히 사진기를 들이댈 수 없어서 멀리서만 찍었지만 곳곳에 천막,텐트,돗자리 등을 준비해서 봄나들이를 즐기고 있습니다. 대부분 바베큐를 위한 각종 도구를 갖추고 있으며 여기저기서 고기굽는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꼭 바베큐가 아니더라도 각자 음식을 준비해와서 돗자리를 펴고 계절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이런 풍경은 벚꽃이 피는 시기에는 너무나 흔한 광경이지만, 아직 그다지 많이 피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런 놀이문화를 즐기러 나온것이 조금 당황스럽습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난 것이 있는데 바로 이것입니다. 



오사카성에서 바베큐를 허용하는 시기와 장소가 정해져 있습니다. 작년에 찍어둔 사진이긴 하지만 거의 오사카성 바베큐 가능시기는 매년 4월1일부터 약 한달간입니다. 오사카성의 모든 장소에서 바베큐를 허용하는 것은 아니고 지도에서 빨갛게 표시된 곳에서만 가능하고 이외의 장소에서는 화기의 사용이 금지입니다. 


오늘이 바로 4월1일, 드디어 오사카성내에서 바베큐를 할 수 있게 되는 첫날이었네요. 벚꽃도 좋지만 역시 야외에서 바베큐는 최고죠. 이걸 보니 오늘의 진풍경이 이해가 됩니다. 아직은 꽃이 덜 펴서 분위기가 덜 나지만 벚꽃이 만개하면 바베큐뿐 아니라 오사카성 어디에서든 자리를 깔고 앉아 술과 음식을 먹으며 꽃놀이를 즐기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회사의 회식도 벚꽃나무 밑에서 하기도 하는데 자리경쟁이 치열하여 신입사원 등이 아침부터 회사가 아닌 벚꽃나무 밑으로 출근해서 회식을 위해 하루종일 자리를 지키기도 할 정도로 일본인의 벚꽃 사랑은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