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한국처럼 불교, 기독교, 천주교와 같이 크게 확산된 종교가 특별히 없습니다. 물론 기독교도 불교도 천주교도 있지만 한국만큼의 적극적인 선교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일본인 자체가 종교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 성향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종교외에도 흔히 말하는 신사가 무수히 많으며, 신사라는 것은 말 그대로 신을 모시는 곳인데, 우리가 알고 있는 신과는 다르게 정말 다양한 신이 존재합니다. 사람을 신격화해서 모시는 곳이 있는가 하면 여우, 소 등 동물을 신으로 모시기도 하며 신화에 나오는 신을 모시는 곳도 많습니다.
우리나라 종교계에서 보면 미신 혹은 잡신이라고 할만한 신을 모시는 신사들이 너무나 많지만 딱히 종교처럼 신봉하면서 내가 모시는 신이 최고다 라는 개념이 아니라 가볍게 소원을 빌 수 있는 개념이 일본인들이 생각하는 신인듯 합니다.
그래서인지 어느 신사도 자유롭게 드나들며, 어디에서든 자유롭게 소원을 비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신사 중에서도 항해 안전의 신으로 유명한 스미요시 대신을 모시는 스미요시타이샤가 이번 포스팅의 주제입니다.
혹시 이런 다리를 본 적이 있으신가요??
스미요시타이샤를 대표하는 이 다리의 원명은 타이코바시(太鼓橋)인데 물에 비친 자태가 아름답다하여 소리바시(反橋:반교)로 더 유명합니다. 인간계와 신계를 잇는 가교로써 무지개에 비유되고 있습니다.
이 다리를 건너면 신께 다가가 죄와 더러움을 정화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신년이 되면 이 다리를 건너고 스미요시타이샤에서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이 곳을 찾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항해안전의 신으로 알려진 스미요시대신을 모시는 스미요시 진자는 일본 전국에 2000여 곳이 있습니다. 지금은 각각의 독립 법인으로 되어있지만 스미요시타이샤는 2000여 스미요시 진자의 시작점이 된 총본궁으로도 유명합니다.
입구를 들어서면 바로 타이코바시가 눈에 들어오는데 건너려고 보면 생각보다 경사가 높습니다.
아치의 최대 높이 4.4미터, 최대경사 48도로 지어져 있으며 매년 1월1일이면 이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발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가득찹니다.
다리를 건너 본궁으로 가는 길입니다. 고목과 석탑이 유서깊은 신사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여느 진자에서나 볼 수 있는 테미즈샤(손과 입을 씻는 곳)는 특이하게도 토끼에서 물이 나옵니다. 이는 이 곳에 신이 모셔진 해가 토끼해였기 때문에 유래된 것이라고 합니다.
본궁으로 들어왔습니다.
스미요시타이샤에는 총 네개의 본궁이 있는데 모양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제1본궁을 가장 안쪽에 두고 제4본궁부터 차례로 참배하도록 배치해 놓고 있습니다.
소원을 적어 기원하거나 액운을 신사에서 정화시켜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저렇게 묶어둡니다.
신사의 규모가 꽤 크지만 심심하지 않게 구경할 수 있고 사진에 담기 좋은 경치도 갖추고 있습니다.
유서 깊은 신사인 만큼 해마다 다양한 행사도 많이 하는데 연초에 열리는 하츠모데마이리, 7월달 바다의 날에 열리는 스미요시마쯔리, 6월의 타우에마쯔리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으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일본의 관광지는 어디나 17시까지인 곳이 많으므로 일정을 잘 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필자가 추천하는 오후 관광일정입니다.
스미요시타이샤 -> 텐노지 -> 아베노하루카스 -> 통천각 -> 신세카이 쿠시카츠
교통편은 난바에서 난카이선을 타고 스미요시타이샤역에서 내려도 되지만, 필자는 텐노지 아베노하루카스 바로 앞이나, 신세카이 입구 길건너편에 있는 노면전철을 타고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친친덴샤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한 노면전철을 타보는 경험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