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전화 한통이면 언제 어디서든 양념치킨을 먹을 수 있지만 일본에서는 쉽게 먹기가 힘이 듭니다. 치킨집이 많이 없기도 하지만, 그나마 배달을 해주는 곳도 가게 근처만 가능하기 때문에 제가 살고 있는 동네까지는 절대 배달이 불가능 하죠.
게다가 맛있게 하는 치킨집도 잘 없어서 너무 먹고 싶어서 먹으러 갔다가 몇 조각 못 먹고 금새 질리곤 합니다. 그래도 어릴적부터 즐겨 먹던 양념치킨이 이유없이 먹고 싶을 때가 종종 있는데, 그럴때면 어쩔수 없이 먹으러 가야합니다.
이번에 다녀온 곳은 오사카 미나미센바에 위치한 열봉찜닭입니다. 열봉찜닭은 가수 세븐이 운영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의 도쿄와 오사카에도 점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픈할 때부터 화제였었는데 저는 오픈하고 한참 지나서야 처음 가봤구요, 그 후로 아주 가끔씩 먹으러 갑니다. 인원수에 따라 치킨만 시키거나, 찜닭을 같이 주문하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양념치킨, 간장치킨 반반과 찜닭을 주문했습니다.
처음에는 양념치킨이나 간장치킨 없이 찜닭과 다른 부대메뉴로만 영업을 했는데, 몇 년전부터 치킨을 메뉴에 넣었습니다. 치킨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호기심에 먹으러 왔다가 다른 치킨집과 비교해서 먹을만 했기에 가끔씩 오고 있습니다. 원래 치킨 전문점이 아니었기 때문에 초기에는 많은 수량을 팔지 않았고, 때문에 먹으러 가도 못 먹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몇 번 먹어보면서 맛도 조금씩 바뀌는 것으로 보아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떡은 빼고 고기를 한점 더 주면 좋겠네요.
처음에는 찜닭이 아니라 양념치킨을 먹으러 갔는데, 여러번 가면서 찜닭도 먹어보게 됬습니다. 찜닭 전문점이라 그런지 양념치킨보다는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간장 베이스의 찜닭이지만 살짝 매콤해서 입맛을 자극합니다.
열봉찜닭을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점이 있는데, 가게의 규모에 비해 손님이 너무 없다는 것입니다. 저희가 가는 시간대가 보통 18시30분~19시 정도인데, 다 먹고 나올 때까지 홀이 텅텅 비어있을 정도로 소수의 손님들만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른 날은 모르겠지만 제가 가는 날은 항상 그랬습니다.
사진 : http://marke.tistory.com
요즘은 오는지 모르겠지만 과거 세븐이 오는 날이면 이렇게 가게 앞에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줄을 설 정도로 바쁘다고 하는데, 세븐이 없는 평소의 풍경은 이와 너무나 상반된 모습을 보여서 씁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류가 분명 관련 사업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만, 한류에만 의지해 사업을 시작한다면 이런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이제는 예전만큼 한국이라면 무조건 좋다는 분위기는 이미 없어졌지만 아직도 한류에 기대어 장사를 시작하는 분들이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드네요. 한류는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등 사업의 본질에 충실하는 것이 멀리 내다보는 현명한 판단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