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국적은 대만, 아내의 국적은 일본인 노부부가 계시는데 제가 일본에 온지 얼마 안된 시절부터 지금까지 약 10년을 알고 지냈고, 대만 국적 남편의 아들, 딸, 사위, 며느리까지 저와 친할 정도로 지금은 거의 가족같은 사이입니다.
얼마전 대만의 친척 결혼식이 있다며 다녀오셨는데, 몇 달전부터 저도 같이 가자고 계속 말씀하셨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서 저는 다녀오지 못했는데요, 대만에 가서도 가족들이 모인 술자리, 결혼식장 등에서 영상통화로 몇 번이나 전화하셔서 가족들 인사시켜 주시고 대만의 결혼식은 이런 분위기다며 보여주시곤 하셨죠.
대만은 맛있는 음식도 너무 많고 대만의 결혼식 풍경도 보고 싶었지만 함께 가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대만에서 간사이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제게 전화해서 잠깐 보자고 하시네요. 준비를 하고 약속된 시간에 맞춰 나갔습니다. 대만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하고 있을 때 평소 친하게 지내는 중국인 부부가 일을 마치고 늦게 합류를 했고, 자연스레 식사겸 술자리로 바뀌면서 한참을 재미있게 대화를 했습니다.
술자리에는 대만에서 가져온 고량주를 한병 마셨는데, 원래라면 식당에서 가져온 술을 마시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만 사장님과 워낙 친하기도 해서 양해를 구하고 사장님과 함께 마셨습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마신 술로도 유명한 아주 귀한 술이라고 하는데, 제게는 그저 독한 술이었습니다.
간단한 식사가 끝나고 각자 집으로 가려는데 대만에서 가져왔다며 선물을 하나씩 주십니다. 술을 좋아하는 중국인 부부에게는 고량주, 저는 펑리수를 주시네요.
언제 봐도 기분좋은 빨간색 쇼핑백입니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대만의 치아더 펑리수인데요, 대만 다녀오실 때나 자녀들이 일본 올 때마다 항상 사다주셔서 예전부터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대만의 펑리수는 치아더 라는 브랜드 외에도 다양한 업체에서 판매를 하고 있지만, 제가 먹어본 펑리수중에는 치아더가 제일 맛있습니다.
항상 이렇게 20개 들이 한상자씩 주시는데, 이번에는 파인애플맛으로만 사오셨네요. 파인애플맛 펑리수가 가장 유명하고 기본이긴 하지만, 한때 호두가 들어간 펑리수를 꽤 즐겨 먹곤 해서 지난번에는 파인애플과 호두를 같이 사오셨는데, 워낙 일정이 바빠서 귀국하는 당일에 택시타고 부랴부랴 사러 다녀오셔서 그냥 이렇게 사오셨다고 합니다. 안사와도 되는데 바쁜데 일부러 뭐하러 사오냐고 했더니 그래도 기분인데 이정도는 해야지 라며 뿌듯한 양 말씀하십니다.
많이 달지 않으면서도 쫀득하니 입에 촥 감기는 맛이 좋아서 한번 뜯으면 계속 먹게 되는 치아더 펑리수, 그래서 뜯기가 무섭지만 그래도 집에 돌아오자마자 하나 먹어봅니다.
반을 갈라보면 속에 파인애플 앙금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역시 예상대로 뜯자마자 다섯개를 먹어버렸네요. 저녁 식사를 하고 왔는데도 말입니다. 대만의 저렴한 음식값에 비하면 조금은 비싼듯한 치아더 펑리수지만 저도 대만을 갈때면 항상 사가지고 올 정도로 제 입맛에는 딱입니다.
조만간 한국에서 손님이 오면 좀 주려고 남겨두려 했는데 그때까지 남아 있을지 모르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