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갑작스레 약속이 잡혔습니다. 식당은 예약해두었으니 시간에 맞춰 오기만 하라는데 장소가 '아부리야'라는 야끼니꾸 전문점입니다. 오랜만에 야끼니꾸를 먹으러 가는데 그렇게 신나지는 않았습니다
아부리야는 타베호다이 시스템으로 저렴한 가격에 고기를 무한정 먹을 수 있는 곳인데, 가격에 비해 맛도 있고, 인테리어도 고급스우면서 서비스도 괜찮아서 손님들을 데려가도 좋을 정도의 가게입니다.
그러나 몇 개월전 한국 손님과 늘 가던 아부리야에 가려고 예약을 하려는데 예약이 너무 많아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혼마치에 있는 아부리야(아부리야는 체인점)로 예약을 하고 갔는데, 그 곳에서 먹은 고기가 너무 맛이 없어서 그 이후로 아부리야를 한번도 가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로 원래 자주 가던 센니치마에 빅카메라 근처의 '아부리야' 조차 가지 않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가게 되었네요. 혼마치점에서 받은 실망을 만회할 기회입니다.
지난번에도 느꼈지만 최근 아부리야에는 일본인보다 중국인 관광객이 더 많은 것 같고, 예약까지 하고 올 정도로 중국인들에게는 인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예약한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가게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오늘은 중국인은 물론 한국인도 꽤나 보이더군요.
가게의 입구의 간판에 음식사진이 보기좋게 손님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표시된 가격이 일반적인 타베호다이 가격인데, 50대, 60대, 70세 이상은 각각 할인된 가격이 적용됩니다. 물론 초등학생이나 유아에 대한 할인도 있네요.
드디어 예약한 시간이 되어 가게로 들어갑니다.
테이블에 메뉴판과 석쇠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숯불구이는 아니고 가스를 이용합니다.
메뉴를 열어보면 첫 장에 타베호다이 메뉴가 보입니다.
이 곳에 오는 손님은 99% 타베호다이를 주문하기 때문에 뒷장의 고기와 음식의 가격을 볼 필요가 없습니다.
타베호다이는 메뉴에 있는 모든 것을 양껏 먹어도 되기 때문이죠.
단, 음료의 경우 따로 주문을 해야하는데, 이 또한 '노미호다이'라는 메뉴가 있어서 980엔을 추가하면 술과 음료 모두 무한리필 가능합니다.
술이나 음료가 필요없다면 3480엔의 타베호다이 메뉴만 시키면 됩니다.
120분의 시간 제한이 있으며 90분에 라스트 오더를 받습니다.
국산소라고 한문으로 적어놨습니다.
그러나, 저 페이지에 적힌 메뉴만 국산소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죠.
그렇다고 가게가 거짓말 하는 것도 아닙니다. 국산소라고 적혀 있는 메뉴도 무한리필 '다베호다이'니까요.
오히려 일본인의 상술을 배울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맛있으면 다 용서됩니다.ㅎㅎ
각 메뉴마다 가격이 적혀 있지만 타베호다이를 주문했으므로 전혀 신경쓸 필요가 없고 오로지 고기 종류만 보고 아무거나 시키면 됩니다.
다른 메뉴들도 보겠습니다.
두툼한 스테이크용 고기도 주문하면 가져다 줍니다.
아부리야의 또다른 숨은 명물 중 하나가 야키니꾸 가게임에도 '스키야키'를 먹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스키야키는 전용 소스와 함께 구운 고기를 날계란에 찍어 먹는 요리인데, 일본인 친구들이랑 함께 가면 꼭 이걸 시켜먹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스키야키 뿐만 아니라 닭고기, 스페인산 돼지고기, 그리고 삼겹살도 당당히 메뉴에 있습니다.
이 외에도 곱창, 대창 등의 호르몬, 새우, 베이컨 등은 물론 다양한 구이용 야채들도 주문할 수 있습니다.
전채 요리로 김치, 나물, 창란젓 등도 준비해 놓고 있네요.
다음 장을 넘기면 여러 종류의 샐러드가 준비되어 있고, 직접 구워서 먹어야 하는 야끼니꾸가 아닌 주방에서 요리가 되어 나오는 메뉴들이 보입니다.
밥 종류와 면 요리도 있습니다. 돌솥비빔밥, 순두부, 육개장, 설렁탕, 냉면 등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 음식들이 대부분이네요.
마지막으로 디저트입니다. 아부리야는 디저트가 잘 나오기로도 유명한 곳이죠. 카페 풍의 디저트를 제공합니다.
자 이제 주문하고 먹기 시작합니다.
처음 시작은 규탕(牛タン)이라고 하는 우설, 즉 소의 '혀' 입니다.
일본에서는 아주 즐겨먹는 메뉴 중 하나죠.
레몬즙에 찍어 먹습니다.
우선 몇가지 고기를 주문해 봤네요.
하라미, 로스, 갈비살 정도인 것 같습니다.
석쇠에 올리고 구워 봅니다.
쌈 야채도 주문할 수 있습니다.
파절이처럼 생긴 메뉴도 있는데 맛은 완전히 틀리네요.
이렇게 마늘을 구워서도 먹어봅니다.
호일 안에는 버터가 들어 있어서 마늘이 맛있게 잘 굽힙니다.
아보카드 드레싱의 샐러드입니다.
예전에 없던 메뉴인데 상당히 맛있네요. 추가추가!!
고기를 실컷 먹었더니 밥이 먹고 싶습니다.
밥과 함께 먹을 고기를 추가로 더 시키고, 김치, 국 등을 함께 주문했습니다.
다른 식사 메뉴도 있지만 쌀밥에 잘 구운 고기를 함께 먹는 것을 좋아하므로 그냥 공기밥으로 주문했네요.
이제 마지막으로 디저트.
이름이 상당히 길었는데, 그냥 제일 먹음직스러워서 주문했습니다. 사진이랑 큰 차이없이 잘 나오네요.
이것으로 아부리야에서의 식사는 끝입니다.
함께 식사한 분이 50대와 60대의 어른들이어서 각각 할인을 받고, 저만 정상 가격을 지불했습니다.
음료와 술의 무한리필인 '노미호다이'도 함께 주문했고 맥주 한잔, 와인 6잔을 마셨네요.
고기는 얼마나 먹었는지 배가 터질 것 같고, 밥과 디저트까지 실컷 먹고 우리가 계산한 돈은 약 12000엔.
사주셔서 저는 돈을 안냈지만 오랜만에 포식했습니다.
혼마치에 있는 아부리야와는 역시 틀리군요. 빅카메라쪽에 있는 아부리야가 퀄리티가 더 좋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예약을 안하면 엄청 기다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상 야끼니꾸 타베호다이 아부리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