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는 친구와 통화를 하다 배고프다며 비빔면을 먹겠다는 말을 듣고 갑자기 먹고 싶어졌다. 팔도 비빔면을 먹는다는데 인스턴트 비빔면 중에는 팔도 비빔면, 그 중에도 초록색 포장의 열무 비빔면을 좋아하지만 일본에서는 구하기가 쉽지 않다.
집에서 꽤 떨어진 한인 슈퍼를 가면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비빔면 하나 먹자고 거기까지 가기는 귀찮고, 마침 집근처에 재일교포 아주머니가 한국식품들을 판매하고 계시는 조그만 가게가 있어서 제발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찾아갔다. 그러나 열무비빔면은 고사하고 비빔면 종류는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매콤새콤한 비빔면이 자꾸 생각이 나서 직접 만들어 먹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평소에 집에서 음식을 많이 해먹는 터라 왠만한 식재료는 갖추고 있기에 비빔면에 필요한 재료는 충분했지만 귀차니즘때문에 가끔 인스터트를 찾을 뿐이다.
귀찮아도 막상 시작하면 어떻게든 요리가 되어 나온다. 매콤한 비빔면과 함께 먹을 시원한 콩나물국도 함께 만들었다.
비빔면에는 얼마전 선물로 받은 소면을 이용했는데 일반적인 소면보다 면이 많이 굵어서 자칫 우동면처럼 보이기도 한다. 보통의 소면보다 훨씬 쫄깃하고 식감이 좋아서 비빔면에 안성마춤이었다.
다진마늘, 고추장, 설탕, 물엿, 참기름, 식초, 레몬즙으로 만든 양념장에 삶은 면을 넣어 비비고 접시에 담아 오이를 채썰어 올리고 깨를 뿌려 완성!! 귀찮기는 했지만 인스턴트 비빔면보다 더 입맛에 맞게 잘 만들어 졌다.
비빔면만 먹기에 조금 허전한 감이 있어서 얼마전 카레를 만들 때 쓰다 남은 감자를 이용해서 감자전을 만들었다. 감자 두개를 강판에 갈아 소금 후추로 간을 하고 구워냈다. 남은 파프리카와 풋고추로 포인트를 주고 구우면 이런 모양이 된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감자전의 완성이다.
인스턴트 비빔면을 구할 수 있었다면 간단히 한봉지 끓여 먹고 말았을 것을, 직접 만들다 보니 이것저것 양이 많아져 버렸다. 이래서 살이 찌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