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는 남자

현재 일본인의 약25%가 꽃가루 알레르기라고 알려져 있으며 이로 인해 매년 봄부터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증가합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원인물질의 종류에 따라 2가지로 분류되는데 꽃가루가가 원인이 되는 계절성 알레르기성 비염과 진드기, 집먼지, 애완동물의 털 등이 원인이 되는 통년성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구분되며 오늘은 계절성 알레르기성 비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일본에는 약 60여종의 식물이 꽃가루 알르레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 중 삼나무, 노송나무, 되지풀, 자작나무 카모가야, 오오아와가에리 등이 주된 알레르기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꽃가루 알레르기의 대포적인 증상으로는 재채기, 콧물, 코막힘 등의 코 증상뿐만 아니라 눈의 증상(가려움, 눈물, 충혈)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외에도 피부 가려움증, 설사,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알레르기 증상은 꽃가루의 비산량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데 꽃가루의 비산량에 비례하여 악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본의 국민병이라고 할 수 있는 꽃가루 알레르기는 사실 전후에 처음 보고된 새로운 질병입니다. 1960년대에 보고된 이 질병은 불과 50여년만에 국민병이라 불릴만큼 급증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삼나무 꽃가루의 증가

전후에 많이 심은 삼나무가 벌목되지 않은채 증식하였으며, 지구 온난화의 영향과 함께 봄의 삼나무 비산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배기가스와 대기오염

배기가스등으로 오염됨 대기중의 많은 미립자의 작용으로 꽃가루 알레르기의 발병을 촉진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또한 포장도로의 증가에 따라 땅에 한번 떨어졌던 꽃가루가 다시 흩날리는 것도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식생활의 변화와 불규칙한 생활리듬

고단백과 고지방의 식생활을 계속하거나 불규칙한 생활리듬, 스트레스 등도 알레르기 증가의 원인으로 생각됩니다.


전후 경제발전과 더불어 급격하게 증가한 일본의 꽃가루 알레르기는 사람에 따라서는 굉장히 증상이 심해서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중에 많은 종류의 약이 출시되고 있으며 예방법 또한 중요하게 생각되어지고 있습니다. 과거 10년 평균의 꽃가루 비산량이 그 전 10년 평균치에 비해 두배가량 증가하였으며 최근에도 꽃가루의 비산량은 증가추세에 있어 발병률의 증가 및 증상의 악화가 전망됩니다. 알레르기의 발병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예방에 의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는 있는데 이를 위해 일본은 전국의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에 대한 예측 정보를 매년 발표하고 있습니다.


出典:鼻アレルギー診療ガイドライン2016年版より(一部改変) 写真提供:NPO花粉情報協会 事務局長 佐橋紀男先生


사진과 같이 각 지역별 시기별로 어떤 꽃가루가 날릴것인지에 대한 예측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꽃가루 알레르기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증상을 호소하며 고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에 살면서 특이한 사실을 하나 발견하게 되는데요, 저를 포함한 주변의 한국인들은 이러한 꽃가루 알레르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일본에 오래 살다보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고도 하고, 없던 사람도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고 하는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한국인 중에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은 거의 본적이 없습니다.  한국인과 일본인의 체질적 특성일 수도 있고 물론 제가 모르는 사람 중에 있을 수도 있지만, 제 주변을 보아도 확률적으로 굉장히 낮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일본인도 처음부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알레르기 증상을 보인 것도 아니고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다는 말은 새로이 발병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국인도 지금 괜찮다고 해서 예방을 소홀히 할 것이 아니라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이면 예방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인들이 추천하는 꽃가루 알레르기 예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외출시 안경과 마스크 착용

외출시에는 꽃가루가 눈과 코에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안경과 마스크 착용을 권장합니다. 이 뿐 아니라 모자나 긴 코트도 효과적인데, 가급적 꽃가루가 부착하기 어려운 반들반들한 소재를 추천합니다.


2. 규칙적인 생활로 면역력 증가

꽃가루 알레르기는 꽃가루 자체의 원인뿐만 아니라 피로와 스트레스, 수면부족 등의 요인으로 면역력이 저하될 경우 발생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꽃가루가 비산하는 계절은 특히 적당한 운동과 수면, 균형잡힌 식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유산균을 포함한 요구르트나 발효식품을 먹으면 장내의 면역세포의 균형이 정돈되므로 알레르기 증상이 완화되는 효과도 있습니다. 


3. 세탁물의 실내건조

바람이 부는 맑은 날은 빨래를 널기에 최적이지만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은 반대로 최악이 될 수 있습니다. 베란다에 빨래를 건조시키면 빨래에 꽃가루가 부착되어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실내에서 건조시킬 것을 추천합니다. 그래도 실외 건조를 하고 싶다면 꽃가루의 비산이 적은 이른 아침이나 밤에 말리는 것이 좋으며, 실외 건조를 한 세탁물은 반드시 꽃가루를 털어서 정리합니다.


4. 정전기를 방지하여 꽃가루의 부착을 막자

의류에 부착되는 꽃가루의 양은 정전기의 유무에 따라 크게 좌우됩니다. 특히 울이나 폴리에스테르 등의 보풀이 많은 소재는 꽃가루가 부착하기 쉬운데다 정전기도 발생하기 쉬우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정전기방지 스프레이와 유연제를 활용하여 꽃가루가 의류에 부착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5. 옷에 붙은 꽃가루를 털어내자

입자가 미세한 꽃가루는 일단 방에 들어가면 청소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 꽃가루를 실내에 유입시키지 않기 위해 외출에서 돌아오면 현관앞에서 옷에 묻은 꽃가루를 털어주어야 합니다. 이때 너무 강하게 치면 꽃가루를 주위에 비산키므로 접착테이프 등으로 조심스럽게 의류를 닦는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예방법 외에도 실내 공기청정기나 공기중의 꽃가루, 곰팡이 포자등을 정리해주는 제품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저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지만 한국인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꽃가루 알레르기는 많은 일본인들을 고생시키는 심각한 질병 중 하나입니다. 한번 발병하면 매년 같은 증상으로 고생해야 하는 꽃가루 알레르기. 지금 증상이 없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미리미리 예방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발병하지 않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