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는 남자

2016년 기준 일본의 고령화율은 26.7%로 초고령화 사회입니다. 고령화율은 총 인구 중 만65세 이상의 비율로 14%이상을 고령사회, 21%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됩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인 일본은 '치매'가 이미 사회문제로 사리잡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치매의 '예방'이라는 관점의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이 다수 등장하고 있으며, 이는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으며 일본의 동향을 토대로 더 나은 서비스와 비지니스가 창출되기를 바랍니다.


일본 경찰청의 발표에 따르면 치매가 원인으로 행방불명된 사람은 2016년에만 1만 2000명 이상으며 그 중 사망자는 479명으로 확인되었습니다. 2013년 이후 치매로 인한 행방불명자의 수는 매년 1만명을 초과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필자도 대학생 시절에 한국에서 독거도인을 위한 봉사활동을 했었지만, 이와 비슷하게 일본에도 독거노인의 문제가 심각하며, '고독사'라는 말이 고착화될 정도로 노인문제가 심각합니다. 또한 노인 환자를 부양하는 가족의 경제적, 심리적 부담도 주요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치매 관련 시장규모

2015년도 일본 정부의 발표자료에 의하면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가 75세 이상이 되는 2025년에는 일본의 치매환자가 700만명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노령화의 급속한 진행으로 일본에서는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실버산업군이 유망분야로 언급되고 있으며 의료, 의약, 개호서비스 등의 분야 뿐 아니라 치매의 예방 및 조기발견을 위한 각종 서비스와 치매환자의 일상적인 케어 등과 관련된 각종 제품 및 서비스등 '치매'에 특정된 전문적인 비지니스 또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치매 예방'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이와 관련된 새로운 상품 및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치매 케어 지원 서비스 시장규모 예측(자료:Seed Planning)

일본의 컨설팅 회사 Seed Planning의 조사에 따르면 치매 관련 제품 및 서비스의 시장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으며 2016년 230억엔에서 2025년에는 679억원으로 약 3배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본의 치매 예방 관련 서비스 및 제품

최근 다양한 치매 예방 관련 서비스와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데 그 중 눈에 띄는 몇가지를 살펴봅니다.


■ 브레인 피트니스(ブレインフィットネス)

치매 예방 피트니스를 선보인 브레인 피트니스는 2017년 4월 11일 도쿄에서 오픈했습니다. 뇌건강에 특화된 피트니스 클럽으로 과학적인 데이터에 근거한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자료 : ブレインフィットネス)

브레인 피트니스를 운영하는 이노베이지(イノベイジ)사는 도호쿠대학 의학연구소와 공동연구를 통해 뇌의 인지기능 유지 및 개선과 관련된 생활습관을 수집,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를 통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인 운동과 식사, 수면, 스트레스 해소, 뇌 자극 등에 관련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의사, 영양사, 전문 트레이너 등이 팀을 이루어 고객 맞춤형으로 지도하고 있습니다.


45세 이상의 고객을 타깃으로 하고 있이며 2개월 이용요금이 12만엔(가입비 3만엔 별도)로 비싼편입니다.



■ JINS MEME : 치매 예방 안경

안경 제조 및 판매 전문업체인 JINSsms 2015년 11월부터 'JINS MEME'라는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이 제품은 시선의 방향, 눈깜빡임의 빈도 및 속도, 안구의 회전, 몸 전체의 무게중심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장착하고 있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착용하고 있는 사람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자료 : JINS MEME)

치매 연구의 권위자인 토호쿠대학 뇌과학센터의 가와시마 교수와 공동으로 개발됐으며 치매의 전조현상으로 알려진 눈깜빡임 속도의 저하, 무의식 중에 일어나는 안구 움직임의 변화, 신체 무게중심의 이동 등을 감지할 수 있어 치매예방 효과가 기대됩니다.


도수가 들어간 안경형 제품과 도수가 없는 선그라스형 제품이 19000엔~39000엔 정도의 가격에 출시되어 있습니다.


■ 소프트뱅크 로봇 Pepper

Pepper는 손정의 회장으로 유명한 일본의 통신업체 소프트뱅크(Softbank)가 출시한 인간형 로봇으로 감정을 읽는 로봇으로 유명합니다.

인간의 감정을 인식하는 최초의 로봇으로 2014년에 출시되었으며 현재 가정용, 학습용, 업소용으로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자료 : softbank)


소프트뱅크는 Pepper와 연동 가능한 어플리케이션 개발 대회를 개최하여 시상하는데, '치매예방'에 관련된 어플리케이이션이 수상 및 제품화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015년 2월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Ninnin Pepper'는 치매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일상생활 및 가족과 관련된 대화를 자연스럽게 나누는 기능, 약 복용여부 확인, 가족과의 화상통화 기능 등을 Pepper에 부여할 수 있으며, 통신기능을 활용하여 간호사, 의사와도 실시간으로 연락을 취할 수 있습니다.


(자료 : softbank)


노인 복지시설에서 활용할 수 있는 'JOYSOUND Pepper'는 노인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체조동작 시범, 노래방 기능, 노인세대에 방영된 방송 콘텐츠 시청 등 치매예방에 주안점을 두고 개발되었습니다. 2015년말에 수상한 이 어플리케이션은 이미 보급화가 진행중입니다.


소프트뱅크 자체적으로도 뇌의학 박사의 감수하에 개발된 Pepper탑재용 뇌훈련 어플리케이션 'Pepper Brain'을 2017년 2월부터 발매하는 등 향후 Pepper를 활용한 치매예방 비지니스를 확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위의 사례외에도 뜨거운 감자인 AI와 VR을 활용한 서비스를 개발중인 기업도 있습니다.


■ InfoDeliver : 인공지능(AI) 활용 치매예방 서비스

걷는 속도는 건강을 측정하는 매우 중요한 지표로, 속도가 급격히 저하할 경우 치매에 걸리는 리스크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InfoDeliver사는 스마트폰으로 보행속도를 지속적으로 측정하여 속도변화를 분석함으로써 치매의 초기증상을 발견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고객의 보행 데이터를 집적하고, 이를 인공지능(AI)이 분석해 경고 메세지를 발송하거나 해당 고객에게 적절한 운동 및 식사를 제안해 줍니다.


현재는 한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2017년말까지 전면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Pulse :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치매예방 콘텐츠 개발

2016년 11월에 설립된 벤처기업 Pulse 는 VR 콘텐츠의 기획 및 개발에 특화된 기업입니다. 


이 회사는 뇌의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 연구에 권위 있는 교수진과 공동 연구를 통해 치매예방 및 치매증상의 악화를 지연시키는 VR 콘텐츠를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콘텐츠 개발후 활용 또는 비지니스모델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으나, 일본에서 가장 성공한 음악 프로듀서 중 한명인 '아키모토 야스시'가 해당 프로젝트에 자본을 투자하기도 해 향후 추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