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는 남자

지난 포스팅에서 일본에서 월세로 집을 얻기 위한 기본적인 절차와 부동산 도면 해석하는 법에 대해 알아 보았습니다. 마음에 드는 집을 결정을 하고 심사를 통과하면 최종적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비용을 선지불 해야합니다. 필요한 비용에 대한 청구서를 부동산에서 작성해 주는데요, 선불로 내는 월세 이외에도 여러가지 비용이 발생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과연 어떤 비용들이 청구가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첨부된 사진은 최종 계약시 부동산에서 작성해 주는 청구서이며 이 금액을 부동산에 지불을 해야 계약완료가 됩니다.

월 6만엔짜리 방을 계약하는데 초기에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313000엔 입니다. 한국돈으로 300만원이 넘는 금액인데요, 집마다 조건이 다 다르므로 이보다 적거나 많은 금액이 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월세 이외에도 굉장히 많은 항목에서 청구된다는 것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위 사진은 월세 6만엔의 집을 계약하면서 작성된 청구서의 예시입니다.

사진에 숫자와 네모칸으로 표시한 부분을 참고하여 주로 청구되어지는 항목들 위주로 내용을 살펴 보겠습니다.


1.補償金 / 敷金 (보증금/시키킹)

보증금과 시키킹은 비슷한 의미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담보라고 생가하면 됩니다. 하지만 한국의 보증금과는 달리 계약만료 후 전액을 돌려받는 돈이 아닙니다. 월세가 밀리거나, 계약 만료 후 방을 비우게 될 때, 사용하는 동안 생긴 하자나 파손, 혹은 더러워져 청소가 필요한 경우 보증금에서 차감하게 됩니다. 계약 내용에 따라 퇴거 시 OO% 돌려준다는 명시가 있거나, 없을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는 보증금이나 시키킹 혹은 히키비키라는 항목으로 표시가 됩니다. 보증금이나 시키킹을 요구하는 곳도 있으나 사진의 계약서 예시에서는 설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계약전 부동산 담당자에게 확인하고 계약하면 되겠습니다.


2.礼金 (레이킹)

일본의 독특한 문화라고 할 수 있는 레이킹은 [집을 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뜻으로 집 주인에게 건네는 사례금입니다. 위의 청구서에는 두달치의 월세를 레이킹으로 지불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레이킹은 보통 [몇달치 월세]로 표시되며 좋은 집일수록 레이킹이 많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싼 월세 받으면서 무슨 사례금까지 받나하는 의문이 드는데요, 과거 전쟁으로 많은 집이 불타버려서 빌릴 집을 찾는 것 조차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고, 그 때 간신히 집을 빌려준 집주인에게 귀하디 귀한 집을 저한테 빌려준 집주인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건네던 것이 관습이 되어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레이킹은 감사의 표시로 건넨 것이므로 계약 만료후에도 돌려받을 수 없는 돈입니다. 최근에는 레이킹을 받지 않는 곳도 많으며, 특히 원룸의 경우에는 없는 곳이 많습니다. 하지만 누가봐도 괜찮다 싶은 집은 거의 레이킹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3.6月分の家賃/6月分の共益費 (6월분의 월세/6월분의 공익비)

정확히 1일에 이사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한달치 월세를 일별 계산하여 이사하는 날짜를 기준으로 그 달의 남은 일수만큼의 월세를 선지불 합니다. 6월 3일 입주 예정으로 되어 있어 3일부터 월말까지 28일분의 월세를 계산하여 지불합니다.

공익비라는 것은 한국의 아파트 관리비와 비슷한 개념이며 집마다 금액이 틀리고, 없는 곳도 있습니다. 이 또한 일수를 계산하여 선지불 합니다.


4.7月分の家賃/7月分の共益費 (7월분의 월세/ 7월분의 공익비)

입주일이 7월1일이라면 계약시 7월분 월세만 선지불하면 되지만, 입주날짜로 인해 완전한 한달치 월세를 지불하지 못한 경우 입주하는 달과 그 다음달 월세까지 선지불해야 합니다. 공익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어차피 내야할 월세를 그냥 미리 내는 것이므로 부담없이 내면 됩니다.


5.仲介手数料/消費是(중계수수료/소비세)

부동산 중계수수료입니다. 부동산에 따라서는 소비세 포함 금액을 청구하기도 하며 위의 예시에서는 소비세를 별도 청구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중계수수료는 한달치 월세입니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의 경쟁으로 중계수수료를 할인해 주는 곳도 많습니다.


6.ご紹介割引サービス(소개할인 서비스)

부동산 중계수수료의 할인된 내역으로 위 부동산의 경우 이 부동산에서 계약한 사람이 친구를 소개하여 그 친구가 계약할 경우 중계 수수료를 할인해 주고 있습니다.

한국돈으로 약 45만원, 약 70%정도의 할인을 해 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잘 활용하면 초기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7.住宅火災保険(주택화재보험)

주택화재보험은 말 그대로 살고있는 방에서 불이 났을 경우에 대비한 보험이며 거의 모든 계약에서 필수적으로 가입을 필요로 합니다. 몇 년 계약이냐에 따라 금액이 틀려지며, 계약기간 만료 후 갱신시 다시 지불해야 합니다. 


8.ハウスクリーニング代(하우스 크리닝비)

집 청소 비용입니다. 입주 전 전체적인 청소 및 소독 등을 하는데 드는 비용인데 집주인이 아니라 입주자가 부담합니다. 위 청구서에는 청구되지 않았지만 입주하는 건물에 따라서는 청구되는 곳도 꽤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위에 설명한 보증금에서 퇴거시 하우스크리닝비를 차감하는 곳도 있으니 내용을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9.鍵交換代(열쇠 교환비)

열쇠를 교환하는 비용을 청구합니다. 기존에 살고 있던 사람이 열쇠를 복사해 두었을지도 모르므로 현관 열쇠를 교환하는 것인데 그 비용조차 입주자가 부담합니다. 

한국처럼 전자식 자물쇠가 아니라 대부분이 열쇠로 열고 잠그는 문이며 입주자가 바뀔때 마다 교환 합니다. 입주자가 직접 열쇠업자를 불러서 하는것도 허용이 안됩니다. 

열쇠 교환비도 건물에 따라 청구되는 비용이 틀립니다.


10.賃貸保証(월세보증)

대부분의 건물이 의무적으로 가입을 원하고 있는 보증보험입니다. 월세가 밀리거나 월세를 내지않고 도망가는 사람들 때문에 집주인들의 수입보전을 위한 안전장치입니다만 그 비용도 입주자가 부담합니다. 월세보증과 함께 일본인 보증인도 필요하니 일본에서 집 얻기가 쉬운일은 아닙니다.


이상으로 예시된 청구서를 근거로 일본에서 집을 계약하기 위해 지불해야할 초기비용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입주할 건물에 따라서는 이 외에 다른 항목이 더 청구 될 수도 이보다 적을 수도 있습니다. 예시된 청구서에서는 총 313000엔 에서 기본적으로 지불해야하는 월세와 공익비 127600엔(6-7월분)을 빼면 185400엔이라는 돌아오지 않는 비용이 발생합니다. 한국돈으로 약 200만원.


引っ越し貧乏(힛코시빈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사하다 가난뱅이가 된다는 말인데요, 그만큼 일본은 집을 구할때 초기비용이 많이 발생하므로 처음부터 신중하게 꼼꼼히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발품을 많이 팔면 초기비용을 줄이면서도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할 수 있습니다. 초기비용 제로 라고 광고하는 부동산도 종종 눈에 보입니다만, 그런 곳은 아무래도 인기가 없는 곳이 많습니다. 위치가 좋거나 집이 좋은데 초기비용이 없거나 굉장히 적다면  방을 뺄 때 하자수리비, 방청소비 등을 청구한다는 항목이 들어 있을 수 있으므로 계약전에 반드시 퇴거시 조건을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물론 초기비용이 평균적인 수준으로 발생하는 집을 계약할 때도 꼭 확인해야 합니다.


일본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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