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는 남자

일본 여행 오시는 많은 분들이 게스트하우스나 민박을 많이 이용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에어비앤비의 등장으로 민박 산업이 크게 발전하면서 시설 제공자와 이용자 수는 급증을 하였는데 불법이다 합법이다라를 두고 아직 말들이 많습니다. 법을 준수하지 않는 시설의 제공이나 도덕성이 주로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일본에서 거의 대부분의 민박 사업자가 일본 정부의 민박에 관한 법률을 준수하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민박이나 게스트하우스를 위한 별도의 시설을 확보할 수 없는 사람들이 대충 방 몇개 빌려서 에어비앤비에 등록해 놓고 영업하고 있는 것이죠. 한국인 사업자뿐만 아니라 중국인, 일본인까지 상당수 이러한 무허가 숙박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친한 동생이 이사했다고 해서 놀러 갔더니 맨션 엘리베이터에 이런 경고가 붙어 있더군요. 한국어, 중국어, 영어, 일본어로 같은 내용을 적어 놓았는데 한국인 손님이 가장 많아서인지 한국어로 된 경고문이 가장 위에 있군요. 



일본 여행중에 호텔이나, 제대로 된 게스트하우스가 아닌 일반인들이 거주하는 맨션에 묵은 적이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숙박시설이 아니므로 엘리베이터나 복도에서 맨션에 사는 주민들과 흔히 마주칩니다. 이러한 주거용 맨션은 숙박시설로의 이용이 불가능하지만 민박을 제공하는 사업자들이 편법으로 마치 자신이 사는 것처럼 계약을 하고는 에어비앤비에 등록하여 숙박시설로 활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것이 문제가 되면서 일부 호스트들은 맨션 관리회사에 숙박시설로 사용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을 수 있는 곳과 입주 계약을 하기도 하지만, 관리회사에서 허락했다고 해서 합법적인 숙박시설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이 또한 같은 맨션 거주자들의 불만사항이 신고되면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습니다.



여행객은 며칠 머물다 가는 곳이지만 살고 있는 주민들은 매일같이 캐리어 가방을 끌고 오는 낮선 사람들과 마주쳐야 하며, 캐리어 가방 끄는 소음이 반가울리 없습니다. 특히 방음이 좋지 않은 곳이라면 여행으로 들뜬 관광객의 수다를 늦은 밤까지 들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한국도 층간 소음으로 이웃간에 분쟁이 있는 것처럼 일본인이라고 소음을 좋아할 리 없겠죠?


이런 경고문을 보니 경우에 따라서는 이미 예약을 하고 도착한 숙소가 관리 사무소의 퇴거 명령으로 영업을 중단하고 있을 경우도 발생할 수 있겠네요. 도저히 호텔을 구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가급적 이러한 숙박시설은 피하는게 좋으며, 게스트하우스나 민박을 선택할 때는 숙박업체로 문제가 없는 곳인지 꼭 확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