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는 남자

오사카를 중심으로 나라, 쿄토, 고베, 히메지, 와카야마 등의 관광지가 인접해 있어서 수도인 도쿄 못지않게 많은 관광객이 오사카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처음 일본에 왔을 때만해도 여기저기 많이 구경도 다니곤 했었는데, 한국에서 친구나 친척 혹은 손님이 올때마다 안내를 하다보니 이제는 지겹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주 갑니다. 가기전에는 지겨워도 막상 도착을 하면 계절마다 다른 경치를 감상하면서 기분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최근 한국에서 회사다닐때의 상사가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 왔기에 함께 나라를 다녀왔습니다. 어른들은 쿄토를 가고싶어 했으나 아이들이 사슴보러 가고 조르는 바람에 나라로 가게 되었습니다.


나라에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호류지와 5000여개의 석등이 줄지어 서있는 13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가스가타이샤, 중국 승려에 의해 세워진 국보급 절 도쇼다이지 등을 비롯 관광객이 주로 방문하는 나라공원(사슴공원)과 15미터의 대불상이 있는 일본 최대의 목조건물인 도다이지 등 많은 볼거리가 구석구석 숨어 있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의 바램에 따라 사슴을 보기위해 나라공원을 주 목적지로 하고 출발을 합니다. 오사카에서는 킨테츠 전철 나라선을 타면 40-60분 정도면 나라역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킨텐츠 전철을 타려면 시내에서는 니폰바시역, 우에혼마치역, 츠루하시역에서 탈 수 있습니다. 나라역에 도착하면 사람들이 향하는 방향으로 따라 걸으면 헤매지 않고 나라공원과 도다이지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사슴을 목적으로 왔기에 나라공원과 동대사쪽으로 방향을 잡고 잠시 걸어가자 이내 눈앞에 사슴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지난번 왔을때는 사슴뿔이 자라서 가까이 오면 찔릴까봐 조금 조심스러웠는데 뿔을 모두 잘라 놓아서 아이들이 사슴 가까이에서 놀아도 그리 불안하지 않습니다.

 



방목하여 키우는 야생의 사슴이므로 사람을 공격하기도 하니 주의 하라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순한 이미지의 사슴이지만 조심하여야 하며 특히나 사슴의 뿔이 많이 자라 있을때는 꼭 주의해야 사고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워낙에 관광객 등 많은 사람들에 익숙해져서인지 먼저 사람에게 사슴이 다가오는데, 현지에서 150엔에 파는 센베를 손에 들고 있으면 냄새를 맡고 모여들어서 밥달라고 주위를 에워싸기도 하는데 겁이 많은 사람은 무서워서 울기도 합니다. 저와 같이 간 아이중 막내녀석도 막상 사슴을 가까이서 보니 무서웠는지 도망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네요. 








745년에 지어진 세계 최대급의 목조건물이 있는 도다이지 절은 지금까지 두번 소실되었으며, 1708년에 재건한 것이 현재의 모습입니다. 


도다이지의 중심에 자리잡은 웅장한 건물이 세계최대급 목조건물인 대불전이며 이 안에 15미터 높이의 대불상이 있으며 대불상의 뒤로 한바퀴 구경하다 보면 사람들이 기둥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구멍의 크기가 대불상의 콧구멍의 크기와 같다고 합니다.


이 구멍을 통과하면 액운을 날려주며 한해동안 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하여 많은 사람들이 통과하기 위해 줄을 서 있습니다. 미신이긴 하지만 해서 손해볼 것도 없고 정말 건강한 한해를 보낼 수 있다는 바램으로 한번쯤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다음으로 향한곳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1300년 역사의 신사, 가스가타이샤입니다. 


당시의 천왕이 도시의 수호와 국민의 안녕을 기원해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등불이 많은것으로 유명한데 돌로 만든 석등이 2000개, 금속으로 만든 등불이 3000개로 총 5000개의 등불이 있으며, 매년 2월과 8월에 열리는 축제에서 경내의 모든 등불에 불을 밝혀 매우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가스가타이샤로 향하는 길 양옆으로 석등이 줄을 서 있고 이곳에도 역시 사슴들이 자유롭게 다니고 있습니다.







많이 걸어서인지 배고프다는 아이들을 데리고 역으로 향하는 길은 처음 왔던 길과는 다른 길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거리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지만 같은 풍경을 다시보는 것 보다는 다른 풍경을 보면서 가고 싶어서인데, 이쪽은 관광객들은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지 인적도 드물고 한적하지만 빼어난 경치에서 사슴들이 한가하게 노닐고 있는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