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는 남자

2017년 초에 블로그를 시작한지 11개월이 되었습니다. 


처음이라 모르는 것도 많았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현재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방문해 주고 계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아는 정보나 지식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블로그인데, 딱딱한 내용보다는 가벼운 주제에 더 많은 분들이 반응해 주시는 것에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가급적 다양한 주제로 포스팅을 하려 하지만, 이 마저도 시간이 허락치 않을 때는 글을 쓰지 못해서, 메모해 둔 많은 내용들이 아직 쓰여지지 못한 상태입니다.


방문자가 증가하면서 질문이나 문의도 많이 받게 되는데, 처음에는 최대한 대응을 해 드리려 했으나 그 수가 많아지고, 무리한 요구를 하시는 분들이나 예의 없는 분들을 겪고 나니 제 시간을 소비해가며 하나하나 답해 드릴 이유가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개인 연락처까지 주시면서 부탁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열심히 대응해 드려도 원하는 것을 얻고 나면 고맙다는 말은 커녕 답조차 없는 분들도 많아서, 저런 사람을 위해 내가 왜 시간을 낭비했을까라는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꾸준히 방문해 주시고, 근황을 알려주시고 안부도 물어봐 주는 좋은 분들도 많아서 힘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 중에 연락이 닿아서 개인적으로 만나서 식사도 하며 친해지기도 했는데, 다들 좋은 분들이라 꾸준히 만남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며칠전에도 연말을 핑계로 전부터 블로그를 통해 만나 친분을 쌓은 분들과 조촐한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다 같이 만나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인데, 지난번보다 서로 더 편해지고 할말도 많아져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서로 직업도 다르고 각자가 경험한 일본이 달라서 여러모로 흥미로운 대화가 오고갔습니다.


우리가 만난 곳은 오사카 텐노지에 위치한 吾作どん(고사쿠동)이라는 이자카야입니다.



함께 만나기로 한 분이 평소에 즐겨 가는 곳이라며 미리 예약을 하셨습니다. 테이블에는 간단한 안주와 젓가락이 세팅되어 있습니다. 


일본 이자카야에는 주문을 하지 않아도 저렇게 간단한 안주를 인원수대로 내어주는 곳이 있는데, 이것은 절대 서비스가 아닙니다. 주문하지 않았는데도 가게에서 마치 서비스인 것 처럼 내어 놓는 이런 안주를 お通し(오토오시)라고 하는데, 메뉴에는 없지만 보통 300~500엔 정도의 가격으로 전표에 적혀 있습니다. 안먹는다고 말하면 다시 가져가고 계산하지 않아도 되지만, 먹으면 계산해야 합니다.



사라다, 스시, 사시미 등을 주문해 봤습니다. 제가 우엉튀김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메뉴에 있길래 바로 주문했네요.




신선한 해산물을 취급하는 곳이라고 하는데,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괜찮았습니다.



튀김도 주문하고 카라아게, 테바시키 등도 맛있게 잘 나오네요. 이 외에도 이것저것 주문해서 맛있고 배부르게 잘 먹었습니다. 


계산은 일본스럽게 와리깡(1/n)으로 부담없고 깔끔하게~~~ ㅎㅎ


조금 더 놀고 싶었지만,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을 위해 이쯤 하기로 하고 연초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헤어졌습니다.


다들 각자의 분야에서 뛰어난 분들이고, 성실하고 좋은 분들입니다. 서로의 경험도 공유하고 조언도 주고받으며 즐겁고 유익한 모임이었네요. 우리는 많지는 않더라도 좋은 분들과의 모임을 정기적으로 가지며 교류하면 좋겠다며 조금씩 모임의 규모를 키워나기로 했습니다. 다음번 모임에는 아마 인원수가 더 늘어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블로그를 하면서 그다지 좋지 못한 경험을 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좋은 분들과의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