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는 남자

주말이라 늦은 아침을 먹으며 뉴스를 보다가 눈에 확 띄는 제목을 발견했습니다. 


'절대 쓰여서는 안되는 무기 조용히 일본도착' 이라는 제목으로 미군의 엄청난 전력이 집결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최근 북한의 도발과 이에 대한 트럼프의 반응을 보고 있자면 정말 전쟁이 날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이 생깁니다. 


뉴스를 보면 핵전쟁을 지휘통제하는 비행기로 알려진 'E-4B 나이트워치'가 홋카이도의 치토세 공항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E-3B 공중조기경보기'와 'RC-135U 신호정찰기'등의 미국 본토에 주둔하던 정찰기가 일본으로 이동하고 'FA-18 슈퍼호넷' 전투기와 미 해병대가 일본으로 집결했으며, 지뢰방호장갑차인 'MRAP'도 부산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내용을 두고 12월 18일 공격설이 돌기도 하고, 군사훈련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지만 어느 것도 정확한 근거가 없이 추측만 난무하고 있습니다. 만약 미국이 북한을 공격한다면 결과는 미국의 승리로 끝나겠지만 그 과정에서 김정은이 나 혼자 죽을 수는 없다는 마음으로 마구잡이로 핵미사일을 날려버릴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현실로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지만 지금으로써는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만은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위와 같은 내용의 기사를 한국 뉴스에서는 오늘 처음 접했는데, 저는 이미 몇 주전에 같은 내용을 중국인에게 먼저 들었습니다. 미군의 무기가 한국과 일본으로 집결한다. 18일 타격예정이다라는 내용이었는데 한국관련 뉴스를 한국인인 나보다 더 잘 아냐며 농담처럼 애기했었는데, 중국 뉴스에는 관련 내용이 꽤 많이 나온다고 하더군요. 중국 입장에서도 북한문제는 꽤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한국에서는 일이 발생한 후, 그것도 자체 취재가 아니라 외국 매체에서 흘러나온 내용을 보도하는 것에 그치는 수준이라 정보의 수집과 전달에 한발 늦다는 느낌이 듭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할 일에 대한 뉴스가 다른 나라보다 소식이 늦다는 것은 문제가 꽤 심각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일본은 이미 만약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조기 경보시스템을 일반 전화기는 물론 스마트폰 어플로도 지원을 하고 TV로 이에 대한 내용은 물론 전쟁발생시 대처방법 등에 대한 방송도 하더군요. 우리나라는 만약의 사태에 대한 준비와 사전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물론 아무 일도 안일어나는 것이 최선이지만 지금과 같은 긴박한 상황에서는 대비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한국의 가족이나 친구들도 걱정이지만 제가 살고 있는 일본도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므로 전쟁이 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한편으로는 북한이 전혀 대응하지 못하도록 하는 신속한 제압으로 미래의 위협요소를 제거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여러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복잡한 사안이므로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스 내용처럼 미군의 독자적인 움직임은 자칫 불리한 여론을 형성할 가능성도 있어 보이지만, 만일 미국이 정말 북한을 공략할 생각이라면 이러한 국제적 비판여론까지 수용할 각오가 되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겠네요. 이러한 군사적 움직임에 대해 한국정부에서 어떠한 언급도 없었기에 합의된 사안인지에 대한 여부도 불분명합니다.


최선의 해결책은 물론 평화적인 방법에 의한 북한의 핵무장 해제입니다만, 북한 정권의 특성상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대화나 제재를 통해 북한을 설득하려고 하고 있지만 쉽지 않으며, 오히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완성단계에 이르러 위협적인 수준이 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평화적인 방법도 물론 좋지만 과정의 평화보다는 결과의 평화가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더 이상 북한의 핵위협에 끌려다니기 보다는, 할 수만 있다면 우리쪽 피해없이 위협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그러나 우리의 힘이 아닌 타국의 힘을 빌어 북한정권을 무너뜨리게 되면, 북한과 한국의 온전한 통일이나 통합은 어려울 가능성이 큽니다. 예전 중국이 제시한 북한의 '지역분할 안정화군' 운용제안을 보더라도 남한과 북한의 온전한 통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북한은 일본보다 우리가 더 미워해야 할 존재입니다. 한국에서도 가족끼리 돈문제나 이런저런 문제로 싸우고 평생 원수처럼 사는 사람들 많잖아요. 그런데 일제시대보다 6.25로 죽은 사람이 훨씬 많고, 사과나 반성은 커녕 점점 더 위협적으로 변해가는 북한을 같은 민족이라는 이유로 이해하거나 배려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민족이라고 그들을 감싸는 것은 남한만의 오지랍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북한은 우리와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또한 민족의 염원이라며 우리는 통일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이를 수용할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지 않아서, 통일을 하더라도 오히려 더 많은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저 감정적으로 통일을 외치고 같은 민족이라고 품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거죠.


우리의 현실은,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전무하다 싶을 정도의 무기력하며, 북한문제의 수혜자가 될지, 피해자가 될지조차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인것 같습니다. 뚜렷하게 정답도 없는 이야기지만 모쪼록 정부는 북한이나 타국의 입장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과 국민들의 안전, 삶의 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북한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국민들도, 단결해서 한목소리를 내도 모자를 판에 종북이나 친일 등으로 정치색이 뚜렸한 편가르기보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실리적인 판단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외적인 안보가 해결되어야 집안싸움도 맘편히 할 수 있는 겁니다.


원본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