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는 남자

얼마전 집으로 친구가 놀러왔는데, 예전 제가 해준 음식 중에 맛있다고 극찬했던 것이 생각나서 이번에도 오면 해줘야지 생각하고 재료를 준비해 뒀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먹을 것을 잔뜩 사가지고 오는 바람에 그걸 먹느라 제가 음식을 할 필요가 없어졌죠. 카레도 만들어 먹고 나름 열심히 먹었지만, 아직 재료가 남아 있어서 원래 그 친구에게 해 주려던 것을 혼자 해 먹었습니다.


대단한 음식은 아니고, 그냥 남은 재료로 대충 만들어 줬었는데 맛있다고 해서 놀러오는 친구들에게 종종 만들어 주곤 하는데, 요리 이름이 없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은 항상 '그 때 먹었던거....감자로 만든 지지미같기도 하고 피자같기도 한 그거' 이런 식으로 말하죠.



바로 요 녀석입니다.


이렇게 구워내고 피자처럼 잘라서 먹는데, 주된 재료가 감자입니다.


만드는 방법은 굉장히 간단한데,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감자 한두개를 채썰어서 물에 가볍게 씻어주고 물기를 뺀 후 약간의 소금과 후추를 뿌리고 밀가루를 한스픈 정도만 넣어 줍니다. 그리고는 골고루 잘 섞이게 반죽해 주고, 달궈진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지지미처럼 잘 펴서 구워냅니다.


구울 때는 센불보다는 중불이나 그보다 조금 약한 불에 지긋이 구워주는 것이 좋고, 아랫면이 바삭바삭하고 단단해 질때까지 구워지면 뒤집어 줍니다. 윗면은 기호에 따라 바짝 구워도 좋고 노릇노릇 보기 좋게 구워내도 되지만 아랫면은 타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바삭하게 구워내는 것이 좋습니다.


양면이 다 익고 나면 접시에 담에 냉장고 한켠에 있는 소세지, 햄 등 뭐라도 상관없으니 보기 좋게 잘라서 위에 올려주고, 그 위에 치즈를 원하는 만큼 뿌려줍니다. 그 상태에서 오븐이나 전자렌지에 치즈가 녹을 때까지만 가열해 주면 완성이죠.




피자처럼 잘라서 이렇게 한 조각씩 먹으면 꽤 먹을만한 간식이 됩니다. 발사믹 소스나 케첩, 타바스코 등 기호에 맞는 소스와 함께 먹으면 되겠습니다.


혼자 먹을 거라고 대충했더니 한 조각 떼어 내는데 축 처지면서 치즈가 흘러내리려고 하네요. 이래서 아랫면을 바짝 구워줘야 하는 겁니다.


감자 한두개와 집에 남는 소세지나 치즈로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는 것에 비해 비주얼이나 맛이 괜찮아서 집에 오는 손님들 간식으로 종종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요리를 뭐라고 불러야 할지 아직도 모르겠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