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는 남자

혼자 산다는 것이 편할 때도 있지만, 밥을 해먹을 때면 역시 누군가 같이 사는 것이 좋다는 것을 종종 느낍니다. 장을 보거나 음식을 할 때 양을 조절하는 것이 상당히 힘들기 때문이죠.


특히 저는 같은 음식을 연속해서 먹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남기지 않을 정도로 매번 음식을 하는 편입니다. 상당히 귀찮은 일이죠. 그래서 정말 먹고 싶을 때를 제외하면 거창한 요리보다는 혼자 간단히 해먹을 수 있는 음식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대량으로 만들어서 냉동실에 보관해 두고 원할 때마다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은 저의 한끼를 편하게 해결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래서 저희 집에는 항상 여러가지 음식들이 냉동실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오늘은 함박스테이크와 고기말이 오크라를 만들었습니다. 만들때는 조금 귀찮지만 해동시켜서 팬에 구워내기만 하면 간단하게 밥상을 차릴 수 있어 매우 편리합니다.



냉동된 함박스테이크와 고기말이 오크라를 해동시켜서 팬에 올리고 뚜껑을 덮어 약한불로 구워내고, 빠져나온 육즙에 우스터소스, 버터, 설탕, 케찹을 넣고 녹여주면 소스가 완성됩니다. 소스의 맛은 각 재료의 양에 따라 틀려지는데, 정해진 비율보다는 본인 입맛에 맛게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기분에 따라 설탕이나 케찹을 많이 넣기도 합니다. 기호에 따라 버섯이나 양파를 같이 넣어줘도 맛있습니다. 야채 샐러드를 곁들이면 왠만한 함박스테이크 전문점 부럽지 않습니다.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만드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고기말이 오크라는 얇고 길게 썬 돼지고기가 필요하구요, 마트에서 사온 오크라는 끓는 물에 한번 데쳐서 물기를 빼줍니다.



오크라에 물기가 어느정도 빠지면 돼지고기로 오크라를 감싸듯 돌돌 말아주면 완성입니다. 먹을 때 폰즈와 함께 먹으면 맛있는데, 저는 그냥 소금과 후추만 조금 뿌려줬습니다. 


얼핏 보면 풋고추처럼 생긴 오크라는 일본에서는 어느 마트에서나 흔히 볼 수 있고 즐겨 먹는 음식재료이지만 한국인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겠네요. 오크라는 샐러드, 미소시루(된장국), 볶음요리 등에도 두루 쓰이지만, 제가 먹어본 오크라 요리 중에는 지금 만들고 있는 고기말이와 데친 오크라에 참깨소스를 잔뜩 뿌려서 먹는 방법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 오크라는 100세 건강식품으로 선정되기도 할 정도로 몸에 좋은 성분들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제가 오크라를 먹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여성들의 다이어트와 당뇨, 고혈압 등의 성인병 예방에도 좋은 오크라의 효능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100g당 칼로리 30kcal


수분90.2g, 단백질2.1g, 지질0.2g, 탄수화물6.6g, 회분0.9g, 포화 지방산 없음, 불포화 지방산 없음, 콜레스테롤 없음, 식이 섬유5.0g


비타민류 - 카로틴 670μg, 비타민E 1.2mg, 비타민K 71μg, 비타민B1 0.09mg, 비타민B2 0.09mg, 니아신0.8mg 비타민B6 0.10mg, 엽산 110μg, 판토텐산 0.42mg, 비타민C 11mg


무기질 - 나트륨 4mg, 칼륨 260mg, 칼슘 92mg, 마그네슘 51mg, 인 58mg, 철분 0.5mg


정장작용, 변비해소

오크라의 속은 끈적끈적한 점액질의 성분이 들어 있는데, 여기에 들어 있는 뮤신이라는 성분이 장의 점막을 튼튼하게 하고 원활한 배변활동을 도와 변비를 예방합니다. 또한 펙틴이라는 식이섬유는 변비에 효과적일 뿐 아니라, 체내의 방사능 물질과 중금속을 배출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면역력 증가, 암 예방

오크라에는 양상추의 약 3배 이상의 베타카로틴이 있어 암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증대시킨다고 합니다. 또한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A로 변환되어 뇌건강, 시력, 점막과 피부의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고 하네요.


나트륨 배설 촉진, 뼈 강화

오크라에 함유된 칼륨은 나트륨 배설을 촉진하고 혈압의 안정, 근육 경련 예방 효과가 있으며 칼슘은 뼈를 튼튼하게 해줍니다.


풍부한 엽산

오크라에 많이 함유된 엽산은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에도 도움을 줍니다.


참고 : 효능백과




함박스테이크는 먼저 잘게 썬 양파와 다진 마늘을 버터에 볶아야 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양파의 수분이 거의 날아갈 정도까지 볶아줘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볶을 때 후추와 소금으로 약간의 밑간을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큰 볼에 다진 고기와 빵가루, 그리고 볶아진 양파를 조금 식혀서 넣고 손으로 잘 주물러 섞어 줍니다. 이 때 다른 양념을 할 필요없고 케찹을 조금 넣어 주면 맛있습니다. 고기는 소고기만 사용하기도 하지만, 저는 소고기와 돼지고기가 섞은 것을 사용합니다.


찰기가 생길 때까지 잘 섞어준 후에는 자신의 양에 맞게 1인분씩 손에 쥐고 둥근 공모양처럼 만들어 양손으로 던지며 주고 받으면서 공기를 빼줍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속의 공기가 빠지고 내용물들이 더욱 밀착되어 구워도 잘 부서지지 않게 되는 거죠. 


어느 정도 공기를 빼 주면 이제 보기 좋은 납작한 형태로 만들고 한 가운데를 손가락으로 꾹 눌러서 움푹하게 만들어 줍니다. 이렇게 해 주면 함박스테이크가 전체적으로 잘 익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함박스테이크는 겹쳐서 냉동시키면 나중에 떼어내기가 힘들기 때문에 서로 붙지 않게 따로 따로 냉동실에 넣어 얼려 줍니다. 이 상태로 계속 두면 수분이 증발하므로 표면만 단단해 지면 하나씩 위생비닐에 넣어 냉동보관하면 됩니다.


매일 먹을 게 아니므로 이렇게 한번 만들어 놓으면 한동안 먹을 수 있습니다. 조만간 수육이나 다른 음식도 만들어서 냉동실을 차곡차곡 채워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