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는 남자

한국은 긴 추석 연휴였지만 일본은 음력 추석이 없으므로 똑같은 일상입니다. 그러나 이 곳에 사는 한국인의 마음은 똑같이 추석입니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한국인 가족이 추석인데 식사나 같이 하자며 저를 초대했습니다. 송편 등 추석분위기를 낼 수 있는 음식은 아니지만 가족과 떨어져 외로운 일본에서의 추석을 같은 한국인끼리 만나 이렇게 정을 나눕니다.


이번에 우리가 가기로 한 곳은 '카고노야' 라는 일식 전문점입니다. 관서, 관동 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오사카에도 여러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격대비 음식도 괜찮아서 언제나 손님이 많은 곳입니다.


특히 런치메뉴가 꽤 볼륨도 좋고 맛도 있어서 저는 주로 점심때만 이용을 했는데, 저녁시간에 가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건물 입구에는 모든 메뉴가 타베호다이 즉, 무한리필이라는 간판이 서 있습니다. 아마 이것을 먹으러 온 것이 아닌가 싶네요.



제가 가본 카고노야의 모든 점포는 신발을 벗어서 이렇게 생긴 신발장에 넣고 들어가야 합니다. 신발을 넣고 나무로 된 번호판을 뽑으면 문이 잠깁니다.



예약을 하지 않고 갔는데 꽤 많은 사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기표에 이름을 적고 약 30분을 기다려서야 겨우 좌석으로 안내받을 수 있었습니다.



메뉴를 펼쳐보니 바로 타베호다이 코스메뉴가 눈에 들어옵니다. 


기본 샤브샤브를 메인으로 다른 음식들도 마음껏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인데, 샤브샤브의 고기 종류에 따라 가격이 틀려집니다. 


샤브샤브만 먹을 것도 아니고, 제가 돼지고기 샤브샤브를 좋아하므로 가장 저렴한 2980엔짜리 코스로 주문했습니다.



코스를 정했다면 샤브샤브용 다시 국물을 선택해야 하는데, 두가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왼쪽부터 닭 콜라겐, 스키야키, 다시마, 쯔유, 미소버터라면 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은 네번째의 쯔유 다시입니다. 우리는 쯔유와 스키야키를 선택했습니다.




샤브샤브외에도 스시, 쿠시카츠, 카라아게, 샐러드는 물론 면과 밥 종류까지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고 모두 가격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마음껏 주문하면 됩니다.





처음 코스메뉴를 결정할 때만 점원에게 주문하면 다음부터는 모두 좌석에 비치된 리모컨을 통해 주문을 하면 됩니다. 상단 메뉴를 보면 왼쪽부터 샤브샤브, 일품요리, 스시, 꼬치, 디저트 라고 적혀있고, 각 메뉴를 탭하면 주문할 수 있는 메뉴가 사진과 함께 나타납니다.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고 수량을 결정한디 확인버튼을 누르면 주문이 완료됩니다.



샤브샤브 고기의 추가주문은 물론 모든 요리를 주문할 수 있으며, 표시가격이 ¥0 라고 표시된 것은 코스에 포함된 메뉴지만, 일부 메뉴에는 가격이 적혀 있는 것도 있으므로 주문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샤브샤브용 다시가 불위에 올려졌습니다.





고기와 야채, 그리고 주문한 음식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다시가 끓자 야채와 고기 등을 넣고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합니다.  다시에 따라 맛이 조금 틀린데, 첫 맛은 스키야끼가 맛있는 것 같지만 자꾸 먹으면 질리고, 역시 쯔유가 맛있는 것 같습니다. 스키야끼쪽 고기는 날계란에 찍어먹고, 쯔유쪽 고기는 폰즈에 찍어먹으면 맛있습니다.



고기를 먹느라 다른 메뉴는 별로 주문할 생각이 없었지만 다같이 먹는 거라 사람들 마다 먹고 싶은 것을 조금씩 주문해 봤습니다.





슈마이, 스시 등도 주문하고, 차항무시(일본식 계란찜)도 주문해 봤습니다. 


가을이라 그런지 메뉴에 송이밥이 있어서 주문해 보았습니다. 송이와 같이 쪄서 나오는 밥인데 맛이 괜찮았습니다.



디저트로는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배 샤베트를 주문했습니다. 한사람당 하나만 주문할 수 있지만, 찬 걸 못드시는 분이 계셔서 대진 제가 두개 먹었습니다. 


모처럼 좋아하는 돼지고기를 실컷 먹었네요. 저렴한 가격에 꽤 괜찮은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인 것 같습니다. 보통 샤브샤브 전문점과는 달리 다양한 음식을 함께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인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음식을 동시에 즐기고 싶은 분들은 가볼 만한 곳입니다. 


제가 다녀온 곳은 다이고쿠쵸에 있는 카고노야 입니다. 난바에서 가기에는 가장 가까운 곳이 아닐까 합니다. 타베호다이 메뉴 외에 단품으로 주문할 수 있는 메뉴도 있습니다. 생각보다 한국인과 중국인도 많이들 오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