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는 남자

올해의 노벨 문학상에 나가사키 출신의 일본계 영국인 작가 '이시구로 카즈오'가 선정되었습니다. 기억을 남길 것인가 버릴 것인가의 갈등을 통해 가치가 급변하는 시대의 인간의 약점을 그려온 이시구로 카즈오는 평이한 문장으로 세계적으로 많은 독자를 가진 작가입니다.


노벨상 수상을 예상이라도 한 듯, 수상소식이 발표되자마자 일부 서점에서는 이시구로 카즈오의 작품들을 전시 판매하는 특설코너가 만들어졌고, 주문을 위한 전화도 급증했다고 합니다.


주문 급증으로 재고가 부족하여 책을 받으려면 일주일 가량 기다려야 할 정도라고 하네요. 


사진 : 아사히신문




작품의 일관된 주제 '기억'

그의 소설 중 [잊혀진 거인]이라는 작품은 노부부가 아들을 찾아 여행하는 러브스토리로 6세기경의 그레이트브리튼 섬을 무대로 하는 판타지입니다만, 사람들의 기억을 빼았는 존재가 떠오르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1990년대 유고, 르완다의 내전과 대학살의 충격이 소설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말하는 그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하여 기억을 어떻게 다루면 좋을까에 대한 고민과 함께 데뷔 이래 '기억'이 그의 작품의 일관된 주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일본 역시 2차 세계대전에서 저지른 가해자의 역사를 봉인하고 싶어하는 세력이 힘을 얻고 있으며, 집단적 자위권을 일부 용인할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는 기자의 말에, 일본의 현상에 대한 많은 지식이 없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영국과 미국에서도 이 소설을 자신들에게도 일어나고 있는 일인냥 읽어 주는 사람이 많다고 대답했습니다. 그의 대답으로 미루어 볼 때, 일본에도 기억을 빼았으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우려가 엿보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은 세계는 물론 현대 일본인들의 가슴에 깊게 울린다는 평입니다. 




소설 원작 드라마 재방영 요청 쇄도

사진 : TBS

이시구로 카즈오의 작품 중 일본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어 2016년 방영된 'わたしを離さないで(와타시오하나사나이데)' 를 재방영 해달라는 요청이 급증하여 해당 방송국은 이를 검토중에 있다고 합니다. 


원작인 소설의 제목과 동일한 제목의 이 드라마는 아야세 하루카 등 거물급 주연배우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높지 않았는데 이번 노벨상 수상을 통해 다시금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일본인이지만 영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이시구로 카즈오는 '자신의 마음속 한 구석에 어린시절의 일본이 있으며, 또 다른 고향이다'라며 일본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