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는 남자

지금은 혼술혼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도 혼자서 밥을 먹는 것이 그리 낮설지 않은 풍경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내가 일본에 오기 전에는 혼자 밥을 먹는 것이 상당히 어색한 시절이 있었다. 대학을 다닐 때도 학생식당에서 혼자 밥 먹는 것이 어색해서 꼭 친구들과 함께 갔고, 혼자 먹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면 차라리 끼니를 거르기도 할 정도로 혼밥이 어색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혼자 밥을 먹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었고, 지금은 너무 익숙해져서 나도 혼자서 밥을 잘 먹는다. 무엇보다 혼자서 먹을 수 있는 환경과 메뉴가 잘 갖춰져 있어서 때로는 혼자서 먹는 것이 편하게 느껴질 때도 많다.


자주 이용하는 음식점 중 '나카우(なか卯)'라는 곳이 있다. 규동으로 유명한 스키야(すき家)의 계열회사로 스키야가 규동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라면, 나카우는 규동은 물론 스키야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카츠동, 오야코동 등의 돈부리를 비롯하여 우동까지 판매한다. 메뉴가 다양하지만 모든 메뉴를 즐겨 먹지는 않고 브랜드마다 좋아하는 메뉴가 따로 있다.



'나카우'에서는 오야코동과, 겨울철 한정 메뉴인 토리유즈 우동, 그리고 가성비 좋은 카라아게를 주로 먹는다. 이번에 주문한 메뉴는 오야코동이다.


오야코동(親子丼)은 부모라는 뜻의 오야(親)와 자식이라는 뜻의 코(子)가 합쳐진 말로 단어의 의미대로 한다면 부모와자식 덮밥이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여졌는지는 덮밥의 재료를 보면 알 수가 있는데, 닭고기와 계란이 메인 재료로 사용되었다고 해서 오야(닭)+코(계란)+동(덮밥) 의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오사카라면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나카우는 개인적으로 규동보다는 오야코동이 맛있다는 인상이 강했고, 한때 집 근처에 있던 돈부리 전문점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가격에 비하면 훌륭한 맛이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에 먹은 오야코동은 아주 맛있다는 생각이 안들었다. 


최근들어 느끼는 것은 직영이든 프랜차이즈든 점포 수가 많은 매장들이, 분명 같은 브랜드 같은 메뉴지만 매장마다 맛이 조금씩 틀리다는 점이다. 아무리 규격화되고 정량화되어 납품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서빙하기전에 사람 손을 거쳐 한번 더 조리가 되어야 하므로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전체적인 관리가 잘 안되고 있는 것인지 맛의 차이가 너무 나는 곳도 더러 있는 것 같아 아쉽다.


이제는 브랜드를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매장마다 점수를 매겨야 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