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는 남자

아침부터 초인종이 울린다. 이 시간에 누구지? 하고 나가보니 야마토택배 배달기사가 문앞에 서 있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것도 없는데 누가 보낸 것일까 하고 확인을 해보니 예전 단골손님이 뭔가를 보내오셨다. 장사를 할 때도 많은 신세를 졌지만, 장사를 하지 않는 지금까지도 개인적으로 굉장히 많이 도움을 주시는 고마운 분이다.


생일선물은 물론이고 제철 과일이나, 커피, 차, 과자를 비롯 다양한 먹거리나 의류 등을 택배로 보내주시곤 하신다. 얼마전 직접 만났을 때도 가득 주셔서 받아들고 왔는데, 뭔가를 또 보내주셨다. 한때는 너무 잘 해주셔서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냥 감사합니다라며 기쁘게 받는다. 물론 그에 대한 보답으로 내가 선물을 하거나 식사대접을 하기도 하지만, 역시 받는게 더 많은 것 같다.


이번에는 또 무엇을 보내주셨을까?? 남자가 혼자 살다보니 밥먹는 것이 걱정인지 최근에는 쌀이나 반찬이 될만한 것을 많이 보내주시는데, 이번에도 그런 종류가 아닐까 하고 상자를 열어보았다.



'타지마노사토'라는 글씨가 적혀있는 포장지의 상자가 도착했다. 타지마노사토? 뭐지?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 궁금해서 얼른 포장지를 뜯어본다.



포장지를 뜯으니 한자가 멋스럽게 적혀있는 상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직 내용물이 전혀 짐작이 가지 않았다. 상자를 열어보자.



상자를 열어보니 이렇게 햄이 들어있다. 별 내용물이 없어보이지만 다 꺼내어 보면...



이정도의 소세지가 상자안에 가득 들어있다. 당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가장 오른쪽의 검은색 라벨의 소세지다. 효고현산 쿠로게와규, 흑와규로 만든 소세지다. 보통 돼지고기로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는 소세지를 소고기로, 그것도 비싼 와규로 만들었다니 어떤 맛일지 기대가 된다. 


그러나 다시 잘 보니 다른 소세지들에는 특이한 라벨이 붙어있다. GOLD, SILVER 등이 적혀 있는데, 자세히 보니 어딘가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소세지인 것이다. IFFA라고 적혀 있는데 어떤 대회인지 궁금해서 함께 들어있던 안내서를 펼쳐보았다.



IFFA라는 국제 콘테스트에서 금상(3종류), 은상(4종류), 동상(1종류)을 각각 수상한 경력이 적혀있다. 국제대회인 IFFA는 3년에 한번 열리는 육류가공박람회로 독일 육류조합이 주최하는 1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최대 규모의 대회라고 한다. 타지마노사토의 소시지는 2007년 개최된 대회에서 다양한 상품이 금은동 상을 차지했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회사인데 의외로 실력있는 회사인 듯 하다. 일본에는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나름의 실력과 내실을 갖춘 기업이 많다. 타지마노사토라는 곳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지만 많은 연구와 노력을 한 회사인 것 같다. 


좋은 선물을 받았으니 맛있게 먹어야 도리겠지. 잘 먹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