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는 남자

여러가지 이유로 밖에서 밥을 먹을 때도 많지만, 가급적 집에서 밥을 먹는 것을 좋아한다. 혼자서 먹을 때도 많지만, 집에 손님이 찾아오거나 하면 의례 음식을 손수 하기도 한다. 우리집은 손님이 꽤 자주 찾아오는 편인데, 그 중에는 밥 해달라고 찾아오는 친구들도 있다.


사실 조금 귀찮을 때도 있지만, 집에 손님이 찾아오는 것이 그리 싫지 않고, 맛있게 먹고 재밌게 놀다 가면 그걸로 흡족하다.


친한 동생이 놀러 왔다가 고기가 먹고 싶대서 같이 마트에서 고기와 야채를 사와서 저녁상을 차렸다.



오늘의 메뉴는 삼겹살과 야끼니쿠이다. 


근데 사실 삼겹살로 사용하는 부위와는 다르게 肩ロース(카타로스)라고 하는 부위를 샀다. 카타로스는 한국말에서는 아마 목살이라고 하는 것 같다. 기름이 좀 붙어 있는 삼겹살이 물론 맛있지만, 건강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목살을 스테이크처럼 구워 자르면 굉장히 삼겹살 못지 않게 맛있다.



올리브유와 소금, 후추에 재워뒀다가 스테이크처럼 구워내면 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고기의 온도이다. 냉장고에 들어 있던 고기라면 속이 차지않을 정도로 30분 이상 상온에 두는 것이 좋다. 속이 차가운 고기를 굽게 되면 겉은 타도 속이 덜 익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소고기 스테이크도 마찬가지인데 특히 돼지고기는 충분히 열을 가해서 먹어야 한다고 하니 주의하자.


소고기는 미리 만들어 둔 소스와 함께 구워 냈다.




마늘을 좋아해서 집에는 항상 통마늘이 있는데, 주변 마트중에 깐마늘을 싸게 파는 곳이 있어서 매우 편리하다. 생마늘도 좋아해서 혼자 먹을 때는 마늘 슬라이스 혹은 으깨서 고추장 혹은 쌈장과 함께 먹기도 하는데, 이번 손님은 생마늘을 잘 못 먹어서 올리브유에 마늘을 구웠다. 조금 넉넉한 올리브유에 은은한 불로 구워주면 속까지 잘익어 매운 맛도 사라지고 먹기 좋아진다. 너무 센불에 구우면 겉은 까맣게 변해도 속이 덜 익어 있을 경우도 있으니 불 조절을 잘해야 한다.


마늘을 굽고 남은 기름이 아까워서 냉장고에 있던 새송이 버섯도 구웠다.


남은 시금치가 있어서 시금치 된장국을 끓이고, 마트에서 사온 야채를 씻어서 올리니 저녁상이 차려졌다. 항상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깻잎을 팔때가 있는데 마침 깻잎이 있어서 냉큼 주워왔다. 개인적으로 상추보다는 깻잎을 더 좋아하는 편이라 마트에 깻잎이 보이면 그날은 무조건 고기를 먹기도 했다. 


이렇게 대충 차린 밥상이지만 정말 맛있는 식사를 했다. 항상 혼자서 먹다가 이렇게 같이 먹는 것도 꽤나 즐거운 일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좋은 사람과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인생의 큰 행복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