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는 남자

대만 여행을 같이 오기러 했던 M군이 간사이 공항까지 왔다가 예상치 못한 사고(?)로 함께 오지 못하고 혼자 와야만 했던 대만 여행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둘이서 짠 여행 계획에 잔뜩 기대하고 있었기에 막상 혼자 대만에 도착하니 왠지 흥이 떨어졌지만, 자기 몫까지 더 재밌게 놀다 오라는 M군의 말이 생각나서 혼자라도 열심히 여행할 각오를 다지며 공항에 들어섰다.


공항에 내려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유심칩을 구입하는 것이었다. 인터넷으로 알아봤더니 요금도 굉장히 저렴해서 5일 데이터 무제한에 300대만달러, 만원 남짓한 가격으로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기에 무조건 구입해야 했다.



사진의 통로를 따라 가다보면 오른쪽에 대만 유심칩을 판매하는 통신사 3곳이 영업을 하는 곳이 있는데,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아직 영업을 하지 않아서 기다려야 했다. 한참을 기다려서 영업 시작하자마자 유심칩을 구입, 친절하게도 기존 유심을 빼고 새로운 유심으로 교체해 주었다. 전원을 켜보라고 해서 켰더니 에러가 뜬다. 직원에게 보여줬더니 몇 번이나 전원을 껐다 켰다를 반복하더니 안된다며 다시 돈을 돌려준다. 뭔가 초장부터 꼬이는 느낌이다.


혹시나 싶은 마음에 아까 봐둔 다른 통신회사를 찾아 들어가 보았다. 유심을 교체해주고 전원을 다시 켜고 제발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그러나 이번에도 에러 발생.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나에게 직원이 묻는다. 혹시 언락폰이 아니냐고. 컨트리락이 해제되지 않은 핸드폰은 유심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그제서야 원인을 알았다. 개통한지 얼마되지 않은 아이폰을 들고 오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컨트리락을 해제시킨 갤럭시 공기계를 들고 올까하다가 안가져 온게 마구 후회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상황. 길도 모르는 대만에서 앞으로 다닐 일이 막막하기만 하다.


별 수 없이 핸드폰을 받아들고 와이파이가 연결되는 공항에 앉아 검색을 시작했다. 호텔로 가는 교통편과 경로를 될 수 있는 한 자세하게 지도를 캡쳐해 두고서야 비로소 자리를 뜰 수 있었다.


우선은 버스를 타고 타이페이역으로 가야했다. 국광버스 1819번을 타고 이동하는데 예정과 달리 혼자 온데다, 유심 문제로 첫날부터 꼬이는 듯하여 조금 불안했지만, 불편하더라도 어떻게든 계획한 여정은 마치겠다 다짐하며 창 밖 경치로 눈을 돌렸다. 한국,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도 많이 다른 새로운 풍경에 여행중이라는 실감이 들었다.




국광버스 좌석 한켠에 충전을 위한 단자가 있어서 USB케이블만 있다면 충전이 가능하다.








버스를 내리고 일단 타이페이역으로 들어와서 한바퀴 둘러보고는 바로 와이파이를 연결해야 했다. 큰 역이라 당연히 와이파이가 될거라 생각했는데 다행히도 와이파이를 쓸 수는 있었지만 가입하고 인증하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 와이파이를 연결하고서 호텔 방향을 확인하고 다시금 경로를 체크한 다음 호텔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다행히 예약한 호텔은 타이페이역에서 충분히 걸어갈 만한 위치에 있었고, 찾아가는 길도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캡쳐해 둔 지도를 보며 어렵지 않게 호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 체크인 시간이 되지 않아서 짐만 맞겨놓고 다시 나와야 했지만, 숙소에 도착하니 왠지 안도감이 밀려왔다. 호텔 로비에서 와이파이를 연결하고 오늘 가야할 곳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공공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검색을 하면서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와이파이 앱과 사이트에 일단 무조건 등록을 해놓았다. 이는 대만을 여행하는 동안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혼자하는 대만 여행을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