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는 남자

개정된 일본의 주류법이 6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슈퍼나 할인점의 캔맥주 가격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개정된 주류법은 주류의 판매가격에 공정 거래기준을 새롭게 정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는 제조업자는 재무장관이 업무 개선 명령을 내리거나 판매면허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법 개정의 배경에는 주류 전문 소매점을 구제하겠다는 의도라고 깔려 있다고 합니다. 2003년 규제완화로 편의점, 약국 등이 잇다라 주류 판매업에 진입하면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졌고, 그 결과 주류 전문 소매상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인데, 이미 소매상들을 다 죽여놓고 이제와서 구제한다고 해도 이미 늦은 일이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사진 : wikipedia


그런데 이러한 법 개정으로 인해 왜 맥주의 가격이 오르게 되는 걸까요?? 


그 이유는 바로 개정법안의 핵심인 '공정 거래 기준'때문인데, 법 개정에 따라 제조업체나 도매상들이 판매장려금(리베이트)를 줄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형 슈퍼나 돈키호테 등의 할인점에서 맥주 할인행사 등 이벤트를 통해 맥주를 판매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리베이트 지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이들 소매업체는 할인 이벤트를 광고로써 활용하여 집객을 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6월 이후 엄격한 단속을 받기 때문에 제조업체에서 판매장려금을 줄이고 있어 마트나 할인점에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었던 맥주를 이제는 정가에 판매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가격 상승을 계기로 수년째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맥주 소비량이 더욱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또한 국산 맥주의 가격이 상승하면 환율에 따라 외산 맥주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갈 수 있어 국산 맥주의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그러나 판매 장려금을 재원으로 맥주를 판매하는 슈퍼와는 달리 할인 판매를 하지 않은 편의점은 오히려 맥주 판매량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일반 소비자나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그리 유쾌한 일은 못되는 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