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내리는 비가 그칠줄을 모르고 하루종일 내리고 있습니다. 아직 춥다는 생각은 안들지만 그래도 제법 쌀쌀한 것이 계절이 변한 것을 느낄 수 있네요.
휴일이지만 밀린 일들이 많아 노트북을 켜고 앉았지만, 비가 와서인지 계절 탓인지 집중이 되지 않습니다. 비가 오지 않으면 산책이나 조깅이라도 하고 싶지만, 반신욕을 하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반신욕을 끝내고 나왔더니 부재중 전화가 와 있는데, 근처에 사는 M군입니다. M군도 비가 와서인지 따듯한 오뎅 국물에 니혼슈 한잔 가볍게 하자며 집으로 온다고 합니다.
M군은 집근처 편의점에서 오뎅을 사가지고 왔습니다. 왠지 오뎅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서 냉동실에 얼려 둔 군만두를 굽고, 야채와 두부로 샐러드를 만들어 간단히 상차림을 했습니다. 지난번 사 둔 니혼슈도 한병 꺼냈습니다.
이렇게 차려놓고 보니 집에서 간단히 한잔 하기에 나쁘지 않은 듯 하네요.
일본의 편의점 오뎅은 겨울철 별미라고 할 수 있는데, 여름이 지나고 조금만 날이 서늘해지면 금방 편의점에 등장합니다. 오뎅 전문점이 예전보다 많이 없어진 일본이지만 아직 오뎅에 대한 인기는 여전하고, 편의점 오뎅은 저렴한 가격에 비해 맛있고 언제든 편하게 사먹을 수 있으므로 날씨가 추워지면 자주 먹곤 합니다.
편의점마다 맛과 들어가는 재료가 조금씩 틀리긴 하지만 다들 맛있으므로 그냥 집에서 가까운 편의점에서 사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로손이 가장 가까워서 로손 오뎅을 먹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먹지도 않던 무, 곤약 등이 오히려 맛있어져서 오뎅을 사면 무와 곤약은 필수, 나머지는 선택이 되어버렸네요.
M군과 사는 이야기,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비오는 날 밤 따듯한 오뎅국물과 니혼슈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해야할 일도 많아서 항상 머리속이 복잡한 제 머리를 항상 단순화시켜주는 M군입니다. 어떤 일이든 자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 있다면 언제든 불러만 달라고 하는 M군이 항상 든든하고 고맙습니다.
이제 이번 비가 그치고 나면 기온이 더 내려갈 것 같네요. 올해도 다 지나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올해는 과연 열심히 잘 살았나? 내가 이루어 놓은 것은 무엇인가? 를 돌아보게 됩니다. 지금까지만 봤을 때 제가 스스로에게 주는 올해의 점수는 아마 썩 좋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남은 3개월을 더 열심히 해서 평균점수 올려야 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