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의 숨겨진 맛집 미야코지마 만푸쿠야
오사카에는 정말 많은 맛집이 있다. 한국의 블로그에 소개된 맛집들은 일부일 뿐 관광객은 전혀 찾아오지 않는 일본인만이 찾는 맛집이 수도 없이 많다. 최근에는 기업들이 자금력으로 좋은 입지에 오픈하고 근사한 인테리어와 마케팅으로 손님을 끌어 모으는 음식점도 꽤 많이 생겼지만, 오랫동안 한 곳에서 자신들만의 맛과 서비스로 단골손님을 만들어 가는 곳들도 많다.
비록 인테리어가 훌륭하지 않더라도 몇년에 걸쳐 꾸준히 영업하고 있으며, 항상 손님이 많은 가게. 나와 M군은 그런 가게를 좋아한다. 그런 가게들은 특별히 인터넷이나 SNS에 그 흔한 광고조차 하지 않는 곳들이 많다. 대부분 주인이 중장년인 경우가 많고 직접 요리를 만드는 곳이 많다. 대를 이어 자식들이 경영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음식점을 가면 크게 실망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휴일에 M군과 함께 볼일보러 우메다를 다녀오는 길에 배가 고파서 찾아간 곳은 まんぷくや(만푸쿠야)라는 정식집이다. 만푸쿠라는 말은 배가 가득찼다. 즉 배부르다는 의미인데,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식당이라는 의미이다. 미야코지마에 있는 정말 눈에 띄지도 않는 간판의 작은 음식점인데, M군이 이 근처에 살 때 쉬는 날마다 와서 먹은 곳이기도 하다. 정말 많은 종류의 정식메뉴가 있는데, 작은 가게에서 이 많은 메뉴를 다 해낸다는 것이 의아할 정도로 메뉴의 가지수가 많다.
메뉴판에 적혀있는 메뉴외에도 벽에 기간한정 메뉴, 신메뉴 등이 잔뜩 붙어 있다.
메뉴의 종류보다 더 놀라운 것은 가격이다.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한끼 식사를 해결 할 수 있다. 그러나 저렴하기만 해서는 만족할 수 없다. 이곳은 가격은 저렴하지만, 맛있고 양도 많다. 도대체 이 가격에 팔아도 이익이 남을지도 의문이고, 이 정도 퀄리티면 가격이 더 높아도 기꺼이 먹으러 오겠다는 것이 나와 M군의 생각이다.
우리가 주문한 음식은 치킨까스 정식과 치킨남방 정식이다. 이것이 단돈 550엔짜리 메뉴의 볼륨이다. 치킨까스는 배고픈 M군이 이미 집어 먹은 후 찍은 사진이지만, 가겨대미 양이 많은 편이다. 꽤 많이 먹는 M군이지만 이 곳에 오면 밥은 보통으로 주문한다. 주문할 때 밥 양을 대중소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무료이다. 나중에 추가하는 것은 별도 청구된다.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치킨남방인데 나누어 먹으려고 다른 메뉴를 하나 시켰다. M군은 유난히 튀긴 음식을 좋아한다.
이 곳이 좋은 이유는 저렴하고 양도 많지만 맛도 있기 때문이다. 사진에 잘 보일지 모르겠지만 저렴한 가격임에도 고기가 두툼하다. 양을 많게 하기 위해서 고기는 작은데 튀김옷만 두껍게 입혀서 튀기거나 하지 않는다. 바삭바삭하게 잘 튀겨져 있고, 기름 관리를 잘하는지 느끼하지도 않다. 그리고 소스가 맛있다. 아주 고급진 맛은 아니지만, 입에 착 감기는 맛이다. 입맛 까다로운 M군이 이 곳은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라고 극찬하는 곳이다. M군은 좀 어린이 입맛이라 나와 조금 틀리긴 하지만 나도 언제든 기꺼이 먹으러 갈만한 곳이라 생각한다.
여러번 이 곳에 먹으러 왔지만 항상 손님들로 가득하다. 싸고 맛있고 양많은 음식점이 인기가 없을리가 없지. 몇 년째 홀서빙하는 분은 바뀌지도 않고 같은 사람이 하고 있다. 이런 것이 너무 좋다. 이제는 우리 얼굴을 기억하고 아는체를 해 준다.
미야코지마역 근처에 사는 분이라면 모를까 관광객은 이쪽으로 올 기회가 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꼭 이 곳이 아니더라도 블로그나 SNS에 알려진 맛집들만 찾아다니기 보다는 로컬한 식당들도 생각보다 맛있는 곳이 많으니 여행하면서 맘에 드는 곳이 있다면 한번쯤 도전해 보고 자신만의 맛집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남들 입에 맛있는 음식이 반드시 나한테도 맛있는 것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