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는 남자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AI(인공지능)의 활용이나 실용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AI가 사람이 해야할 일을 대체하게 되므로 인해 일자리를 뺏기게 될 것이라는 불안 등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분명 있습니다. 


아직은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최근 기업의 인사 업무 영역에서 AI를 도입히고 있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다양한 의견들도 있지만 우선 일본 기업들이 AI를 어떻게 인사 시스템에 활동하고 있는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IBM 왓슨 도입한 소프트뱅크


소프트뱅크는 지난 5월 29일 신입사원 채용 전형에서 IBM의 인공지능 시스템 '왓슨'의 일본어 버전을 활용하였습니다. 지원자의 엔트리시트를 AI가 확인하고 합격 수준에 도달했는지 여부로 선별하여 합격자는 인사 담당자와의 면접 등 다음 단계로 진행을 하는 방식인데, 서류전형의 수고를 기존 대비 75% 가량 줄였고, 통일된 기준으로 공정한 심사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2018년 4월 이후 입사하는 직원의 전형에도 도입을 할 예정인데, 과거 엔트리시트의 데이터를 왓슨에 입력을 하고, 기존과 레벨의 기준에 도달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게 됩니다. 


왓슨의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 엔트리시트는 인사 담당자가 다시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 AI에 의한 오판을 방지하도록 합니다. 인사 담당자는 AI를 활용하여 절약한 시간을 입사 지망생과의 면담에 할애한다고 합니다.



■ 인간형 로봇 '페퍼(PEPPER)'에 AI면접관을 탑재하는 T&A


채용 컨설팅업체 T&A는 우시오전기(ウシオ電機) 등 상장기업을 중심으로 약 30개사의 채용 컨설팅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독자적으로 구축한 인재 평가의 노하우를 AI에 도입하여 IT 와 인사 관련 업무를 융합시킨, 이른바 'HR테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채용 희망자가 24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동일한 평가기준으로 면접을 받을 수 있게 됨으로써 기업의 부담을 줄이면서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에 부합하는 인물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 소프트뱅크의 인간형 로봇 '페퍼'에 AI면접관(가칭)이라는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고, 이를 도쿄, 오사카, 삿포로, 후쿠오카 등 주요 도시에 여러대 배치함으로써 언제든 면접을 볼 수 있는 거점을 개설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계획이 실행되면 채용을 희망하는 구직자는 기업의 본사가 집중되어 있는 도쿄 이외의 지역에서도 언제든 해당 기업의 1차 면접을 볼 수 있게 됩니다.


AI는 다음 단계에서 활용이 되는데, 면접을 위해 로봇인 '페퍼'와 스마트폰 앞에 앉으면 AI가 카메라를 통해 옷차림, 복장의 단정함, 시선 등을 분석합니다. 이어서 준비된 질문을 던지고 채용 희망자와 대화를 하고 그 내용을 [상황] [과제] [행동] [결과]로 분류 평가하게 됩니다.


이러한 내용은 AI에 의해 즉시 텍스트화되어 T&A의 데이터베이스로 보내지며, 분류를 바탕으로 [자주독립] [책임감] [감수성] 등 성격을 11개 항목으로 나누어 평가합니다. AI는 회사에 축적된 과거의 인재 데이터를 분석, 지원자의 데이터와 비교하고, 여기에 행동심리학을 더하여 판정합니다. 빠르면 몇시간만에 결과가 나온다고 합니다.


T&A는 소프트뱅크보다 빠른 2016년 4월에 이미 IBM의 인공지능 학습형 컴퓨터 '왓슨'을 사용하여 AI면접관의 개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AI 1표, 임원 1표로 채용이 결정되는 Septeni 그룹


인재 채용을 결정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채용 및 육성에 활용하여 인재의 성장을 시뮬레이션하고 효과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엔트리시트의 심사부터 임원의 최종면접까지 AI의 진단을 채용여부의 척도로 이용하고 있으며, 2018년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2017년 채용심사에서는 AI가 도출한 해당 인재의 성장 예측 항목을 채용여부의 판단에 추가했습니다.


채용시 알고리즘이 산출한 점수를 활용하여 임원이 1표, 알고리즘의 1표로 채용을 판단하는데, 이전에는 임원 2명이 면접을 실시하여 점수를 보태고 있었지만, 사람에 의한 판단과 알고리즘의 판단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현재의 구조로 전환했다고 할만큼 정확한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 타고난 성격까지 파악하는 AI를 도입한 ANA(전일본공수)

ANA는 인간의 타고난 성격을 AI가 진단하는 어플리케이션 'GROW'의 사용을 2018년 졸업자 채용 중 사무직에 필수항목으로 지정했습니다.


'GROW'는 타고난 성격을 AI가 진단하는 응용프로그램으로, 친구와 지인을 앱으로 초대하고 몇가지 질문에 답해 달라고 하면, 제 3자의 눈으로 본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조언과 성격에 맞는 추천 기업도 표시해 줍니다. 외형적으로는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기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이지만, 채용시장에서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진짜 성격'에 대한 진단입니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는 성격진단으로는 적성검사, SPI 가 있지만, GROW의 결정적인 차이는 '거짓말'을 가려내는 기능입니다. SPI는 학생이 교묘하게 답변을 작성하면 모범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도 가능하지만, GROW는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손가락의 움직임이나 망설이고 있는 시간 등을 AI가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ANA는 지난해 인텁쉽에서 GROW를 이용하여 그 성능을 평가하였고, 2018년 졸업자부터는 정시채용에도 활용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외에도 대기업 상사 및 IT벤처기업에서도 도입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AI 채용을 도입하는 기업들은 의외로 취업예정자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채용공고에 많은 수의 취업 준비생들이 지원을 하는 경우 한사람의 채용 담당자가 처리할 수 있는 업무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지원자가 많아도 AI를 통한 효율적인 채용에 대해 납득을 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기계가 아닌 인간에게 제대로 판단받고 싶다" , "열정과 의욕은 사람과 대화로서만 비로소 알 수 있다" 등의 AI채용에 부정적인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소프트뱅크가 IBM의 인공지능 왓슨을 도입하고 많은 일본의 대기업들이 AI를 통한 채용의 효용성을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AI 면접관을 도입하는 사례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변화하는 채용 시스템을 통과하고 취업의 문턱을 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