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는 남자

처음 일본에 왔을 때는 맥주가 너무 맛있어서 한동안 계속 맥주만 마셨습니다. 한국에서는 입에도 안대던 맥주를 말이죠. 특히 아사히 맥주가 가장 좋아서 지금도 맥주는 아사히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일본에 오래 살다보니 이제 맥주뿐만 아니라 다양한 일본 소주며, 니혼슈도 즐겨마시고 있는데 작년부터 갑자기 좋아진 술이 있는데 바로 '호로요이'입니다. 


호로요이는 '츄하이'라는 종류의 술인데 '츄하이'는 맥주와 더불어 일본 이자카야 어디서나 판매하고 있습니다. 워낙 대중적인 술이다보니 생맥주와 나란히 전용 서버가 비치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술잔에 얼음을 넣고 츄하이를 따르면 탄산은 들어 있지만 기본적으로 색이 없고 맑습니다. 여기에 각종 과일맛 등의 시럽을 주문에 따라 첨가하여 서빙하는게 보통입니다. 


단맛을 싫어하는 손님들은 아무런 시럽을 넣지 않은 '츄하이'를 주문하기도 하는데 이를 '플레인'이라 합니다. 플레인 요구르트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겠죠? 그러나 츄하이 플레인이 아무 맛이 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가게에 납품되는 츄하이는 기본적으로 레몬맛과 라임맛 두가지가 있고 대부분의 가게에서는 레몬맛 츄하이를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베이스만 잡은 맛이라 진하지가 않아서 손님이 레몬맛 츄하이를 주문하더라도 레몬 시럽이나 레몬 슬라이스를 넣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츄하이'를 일본 편의점이나 슈퍼에서도 구입할 수 있도록 캔으로 만든 제품들이 많은데 호로요이도 그 중 하나입니다. 호로요이는 특유의 부드러운 목넘김과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달달한 맛으로 인기를 끌었는데 특히 한국인에게 인기가 높은 술 중 하나입니다.



호로요이가 출시된지 몇년이 되었지만 사실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작년에 한국에서 온 손님때문에 우연히 마시게 되었던 것이이 계기로 지금도 집에서 가볍게 한잔 하고 싶을때 종종 마시고 있습니다.



가장 인기가 있는 제품은 단연 호로요이 '모모'로 복수아맛 호로요이입니다. 호로요이 포도, 청사과, 콜라, 카시스오렌지 등 종류별로 하나씩 사도 10개는 족히 넘을 듯 합니다. 그 외에도 매년 다양한 신제품이 출시되고 있고, 계절에 따라 제철 과일을 소재로 한 한정판 호로요이도 출시하고 있습니다. 


 

봄에 호로요이 딸기맛이 인기라 하여 편의점과 슈퍼를 아무리 뒤져도 찾을 수가 없어 호로요이와 같은 선토리 제품의 다른 츄하이를 마시기도 했습니다. 이 또한 한정출하라고 적혀있고 이내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오키나와의 특산 과일인 '치쿠와사'맛 호로요이도 잠깐 한정 출시되기도 했었군요.



워낙에 다양한 맛이 출시되다 보니 전부 다 맛보지는 못했지만, 같은 호로요이라도 맛에 따라 호불호가 갈립니다. 역시 가장 무난한 것은 역시 호로요이 복수아맛인데 개인적으로 이보다 더 좋아하는 것이 있습니다. 



'호로요이 힌야리나시' 배맛 호로요이입니다. 

호로요이 복숭아보다 개인적으로 더 좋아하는 맛인데 이것도 기간한정이라 항상 마실 수는 없습니다. 작년 여름에 처음 맛보고는 너무 맛있어서 거의 매일 마셨던것 같은데 올해는 언제 출시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워낙에 배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작년에 필자의 추천으로 마셨던 주변 한국분들 반응도 꽤 좋았습니다. 

날씨가 조금씩 더워지고 있어서인지 시원한 배맛 호로요이가 문뜩 생각이 나는 군요. 어서 출시가 되기를....


여름에 일본 오시는 분들은 혹시나 편의점에 호로요이 배맛이 보이면 꼭 한번 드셔보시길 추천드립니다.